내 비루한 실력 때문인가? 난 사진을 잘 찍지 못하다 보니 항상 카메라를 부끄럽게 들고 다닐 뿐이다. 그나마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그 순간이 행복하기 때문일까? 가족들은 나의 부족한 실력이지만 내가 행복한 그 순간을 많이 배려해 준다. 필름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그 순간. 그 필름이 현상될 때까지의 순간. 그 사진이 나왔을 때의 순간. 그리고 그 사진을 통해서 내가 생각하는 그 글을 쓰고 싶었을 때의 순간. 내가 가장 행복해하는 순간을 누군가와 나눔을 해 줄 때도 가끔은 상상해 보곤 한다.
짧은 회사 생활이지만, 후배들의 결혼식 때마다 사진을 찍어주곤 했다. 내 외장하드 폴더 속에 부족한 사진들이 몇 장 있었고, 그중에서 몇 장은 라이트룸과 포토샵으로 편집을 해서 전달해 주곤 했다. 베스트 컷은 직접 인화를 해서 액자에 넣어주는 게 나의 나름대로 결혼 선물이 곤 했다. 물론, 당연히 선배이기도 했고, 팀의 리더이기도 했으니 축의금도 두둑하게 주는 건 덤이긴 했다. 그래도 부족한 사진이지만, 내가 꼽은 베스트 컷과 B컷들의 조합을 넣은 USB를 받아 들었을 때 기뻐하는 후배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무래도 부족하지만, 구부정하게 서 있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기 않쓰러웠던 모양이다.
오늘도 마침 나와 같이 일 하던 파트원의 결혼식이었다.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힘겹게 일을 깨우치기도 하며 하나씩 성과를 얻어가던 후배의 결혼식이니 너무나 기뻤다. 수줍게 곧 있으면 결혼한다는 모습이 마치 내 딸이 결혼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뭘까? 고민할 필요 없이 카메라와 렌즈를 챙긴다. 메인 포토그래퍼로 등록이 안 되어 있어, 플래시를 터뜨릴 수 없어 가장 밝은 렌즈를 하나 선택한다. 최대한 결혼식에 방해되지 않게 셔터도 조용히 한 컷씩 누른다. 다소 흔들리는 사진도 있고, 좀 멀리서 지긋이 바라보는 사진들도 있었다. 그래도 나름 명암이 이쁘게 나와서 괜찮은 사진이라 생각하고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준다. 지난 12년간의 추억을 뒤로하고, 이제 난 다른 곳에서 일을 시작하느라 기쁘게 액자를 선물로 줄 수도 없다. 그래도 조용히 파일을 보내주며 부족한 선배의 과거를 잊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길 바란다 이야길 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되길 바라며...
그리고 부족한 사진이지만 가끔 펼쳐 볼 때 행복한 감정이 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