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runch.co.kr/@pilgrim6/105
어린 시절부터 친했던 친구의 결혼식이었다. 40이 넘어 늦은 결혼식이며, 전통 혼례로 진행한다 하며 조심스럽게 청첩장을 건내 주었다. 당연히 친구로서 사진을 찍어줘야 하겠지만, 전통혼례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밝은 색감과 자연광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야할지도 고민이었다. 그나마 서양식 웨딩이라면 어두운 공간에서 순백색의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돋보이면 될 부분이지만, 전통혼례는 사실 생소했다. 한참 고민을 하다 화려한 색감과 자연광의 조화를 돋보이고 싶었다.
전통 혼례는 붉은색이 주를 이루긴 하지만, 붉은색 이상으로 다채로운 색의 조화가 전통혼례의 멋을 만들어낸다. 전문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짧은 시간 동안 고민을 하여 F값을 조정하고, 노출 조정을 마무리 한뒤 테스트 샷을 몇 컷 찍어본다. 생각보다 잘 나온듯 하여 카메라를 들고 여기 저기 움직여본다. 어느 지역이 사진이 잘 나오고 - 어느 지역에서 사진을 그려야 할지 머리속으로 위치를 구상해 본다. 전문 사진 작가는 이미 머릿속에 구상을 끝냈겠지만, 작가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최대한 움직여가며 사진을 찍어본다.
오랜만에 카메라에 세로그립을 들고 사진을 찍어본다. 보통 결혼 사진은 50mm 단렌즈로 찍어주었지만, 이번 전통혼례는 변수가 짐작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렌즈를 들고갔다. 아무래도 AF가 되는 자동렌즈다 보니 별 고민 안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물론, 사진을 "연사"모드로 찍지 못한 것은 나의 버릇 때문인지 모르겠다. 아마 연사로 찍은 사진들 중 정말 보는 사진은 몇 컷일까 고민이 되니 한 컷씩 고민해 가며 찍어본 사진을 친구에게 카톡으로 보내본다. 물론, 친구도 작가가 사진을 보여주고 셀렉을 하라고 하기전에 보여주니 대충 어떤 사진이 나올지 짐작이 되니 신혼 여행도 즐겁게 보내지 않을까 싶다.
요 근래 들어 주변 지인들의 결혼 사진을 종종 찍어주게 되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내 사진을 보고 기분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나도 행복해지는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난 항상 카메라를 들고간다. 내 친구, 나의 지인들, 혹은 나의 후배들의 행복한 순간을 남기기 위해. 그리고 나의 가족들의 행복한 순간을 남기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