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저희 정말 힘들어 죽겠습니다!!(1부)

서로가 서로를 공감하는 방법은??

by 별빛바람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하고 1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현황 분석 단계가 지나고 이제 To-Be Image를 그려야 할 타이밍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명절도 반납하고 열심히 고객사 자료를 분석해 나가며 다음 단계를 기다리고 있을 즈음이었습니다. 그때 우연찮게 이전 회사 후배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선배님. 잘 지내시죠?"


형식적인 인사부터 시작하여,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하였지만 분명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면접을 보고, 인턴을 하던 그 시절부터 알던 후배였고, 제가 일하던 파트에서 함께 업무를 시작하며 많은 일들을 가르쳐 주던 후배였으니 그 후배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혹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잘 지내지? 이미 소문이 났겠지만, 난 컨설팅사에서 근무하고 있어. 지금은 경쟁사 쪽 일을 하다 보니 따로 연락을 하지 못했네."


입사할 당시 강단 있고 똘똘한 이미지가 있던 후배였던지라 늘 마음속에서 언젠가 한 번 연락은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늘 일 잘하고, 항상 밝은 미소가 사라지지 않던 후배였으니까요. 하지만, 무슨 일인지 상투적인 명절인사라 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좀 무거웠습니다.


"선배님! 저희 정말 힘들어 죽겠습니다!!"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후배들을 떠난 지 1년이 조금 넘은 시간이긴 하였지만, 그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으리란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매년 시작하는 경영계획을 시작으로 하여,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매월 손익 결산 및 마감 업무와 함께 당월 및 차월 추정업무, KPI 수립 및 목표 측정 업무 등 다양한 일들을 하지만 큰 틀에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마침 제가 떠나기 직전 몇몇 업무 프로세스는 시스템화해 주었기 때문에 복잡한 일이 있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왜 힘들어하는지 이유를 들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팀장님이 일을 힘들게 하셔?"


후배는 순간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너무 힘들고 서럽다는 이야기가 끝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힘들게 하는 원인이 있을 듯하여 차근차근 물어보며 그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1. 계획과 목표는 왜 존재하는 거죠?


"선배님. 우리 회사에 A라는 제품이 있는 건 아시죠?"

"응. 잘 알고 있지. 내가 그 사업 시작하기 전부터 사업계획 수립 단계부터 일을 시작했었으니까 애착 있는 사업이기도 했고."

"그런데... 그 사업이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요."


이야기는 그렇습니다. 원재료 1을 잘 만드는 A라는 회사와 원재료 2를 잘 만드는 B라는 회사 둘이 서로 간의 시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C라는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각자 지분은 50:50으로 공정하고 1 / 2를 생산하여 최종 3이라는 제품을 만들기로 합의를 보았지요. 원재료 1을 생산하는 A라는 회사는 B라는 회사와 상호 협의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원재료 1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의무가 있으니, B회사에서는 1과 2를 잘 조합하여 3이라는 제품을 만드는데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다 취하고, A는 원재료 1에 대한 적정 마진만 확보할 수 있도록 합의를 하였습니다. 다행히 그 당시 3이라는 제품의 시황은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투자 대비 수익성은 10배 이상 날 수 있었고, 그 제품 덕분에 그 회사의 주가는 수직 상승을 하였지요.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습니다. B회사의 성공을 보게 된 수많은 경쟁사들이 3이라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어느 회사는 JV를 통해 생산하기도 하였지만, 어느 회사는 원재료 1과 2를 직접 생산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수많은 회사들이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몇 년이 흐른 직후, 많은 회사들이 안정적으로 3을 생산할 수 있게 되자 시장은 과잉 공급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지요.

그때부터였을까요? B회사는 초기 A회사와 계약을 하였을 때를 떠 올렸습니다. A회사는 미래를 내다보았는지, 3에 대한 수익이 아닌 원재료 1에 대한 적정 마진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3은 생산을 할 때마다 적자였음에도, B회사는 A회사에 원재료 1에 대한 수익성 5%를 보장해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경영진은 A회사에 사정을 하며, 수익성 5%에 대한 일시적 인하 요청을 하기도 하고, 대금 지급을 잠시 유예해 달라고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였습니다만, 본질적 문제는 3을 생산할 때의 적자의 폭이 점점 커진다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결과 경영진은 결정을 하지요.


"계획 수립 후, 제품 3의 수익성이 확보가 된 거래처에만 판매를 하고, 나머지의 판매를 중단한다."


그래서 경영계획을 수립할 당시 다양한 방식에서 상황을 검토하여, 동남아 일부 국가와 남미 일부 국가를 위주로 판매하는 것으로 최종 계획을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그 지역은 경쟁이 심하지 않고, 제품 3의 판매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지요. 하지만 상황은 점점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B회사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경쟁사들의 상황도 비슷한 상황이었으니, 되도록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지역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동남아와 남미 지역으로 수많은 물량이 이동하게 되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그 결과는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이 벌어지고 있는 순간이었지요.

그래서 저의 후배는 경영진의 지시사항인 "수익성이 확보가 된 거래처에만 판매"를 해야 한다는 목표에 따라 적자가 발생하는 권역과 거래처를 대상으로 De-Marketing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순간 팀장은 후배에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왜 마음대로 De-Marketing을 진행한 거죠?"

"수익성이 확보가 된 거래처에만 판매를 하라는 지시 때문에 적자로 전환된 거래처를 대상으로 판매 중단을 진행하였습니다."

"경영계획 목표는 제품 3이 동남아, 남미에 전부 판매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De-Marketing을 하게 되면 매출액과 판매량 계획이 차질이 나지 않나요? De-Marketing을 철회하고 다시 판매를 시작하세요."


후배는 잠시 고민을 하다 팀장에게 질문을 해 봅니다. 경영진은 수익성을 담보로 수익성 검토를 지시하였는데, 수익성과 상관없이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조정을 하라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팀장은 본인의 논리를 이야기해 줍니다.


"경영진의 지시사항은 한시적이에요. 어차피 경영진은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게 되면 본인의 지시사항에 대한 책임을 지진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경영계획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우리는 목표 달성에만 집중하기만 하면 돼요."


후배는 팀장의 지시에 따라 다시 판매를 하라고 영업 사무소에 전달을 하였습니다. 경영계획 목표가 우선이니 수익성이 감소하더라도 판매하라는 지시를 하였습니다. 물론, 영업사무소는 목표대비 수익성 감소는 어쩔 수 없으니 그 부분을 감수할 생각이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경영계획이 최 상위 목표이고, 지시사항은 한시적이라는 것이 팀장의 논리였지요. 그 결과 영업사무소는 경쟁을 통해 매출액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위해 경쟁사보다 1톤이라도 더 많이 팔기 위해 노력을 하였습니다. 당연히 매월 매출 목표는 달성을 하였지만, 경쟁 심화 때문에 판가를 확보할 수 없어 수익성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약 3개월이 흐른 시점이었을까요? 팀장은 다시 후배를 불렀습니다.


"지금 제품 3이 적자가 나는 건 알고 있었나요?"

"네. 적자가 나더라도 매출 달성을 위해 동남아와 남미에서 계속 판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영진 지시사항은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거래처는 판매 중단하라고 한 이야기 잊어버렸나요?"

"아... 그건 팀장님께서 3개월 전에 경영계획 목표가 더 상위라고 하시지 않았나요?"

"경영계획보다 지시사항이 우선이지 않나요? 회사에 경영진의 지시사항보다 더 우위인 것이 있을까요?"


그 순간 후배는 눈물이 났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합니다.




경영계획은 분명 1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목표를 수립하기 위한 제1의 절차입니다. 전년도 실적과 회사에서 수립한 중장기 전략을 기준으로 하여 1년간의 목표를 수립하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지요. 매출 목표는 당연히 생산과 구매 계획과 Align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 목표를 기준으로 하여 1년 동안 집행하게 될 비용계획과 투자계획을 함께 수립하며 중장기 전략과 회사의 비전 달성을 위한 실행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첫걸음이 계획수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회사는 1년간의 목표 수립을 위해 약 2 ~ 3개월 동안의 현황 분석과 경영환경 분석이란 절차를 통해 목표 수립에 대한 방향성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목표를 수립했다 하더라도 경영환경은 계속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목표를 한 상황에 대해 실제 실적의 변화 사항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며 "왜 차질이 발생하는지?" "왜 더 잘 나오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분명 목표를 수립했을 때 간과했던 상황들이 실제 실적을 통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1. 분명 매출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였지만, 원가 경쟁력 때문에 수익성이 차질이 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회사는 목표된 원가가 달성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원가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매출이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상황은 왜 그런지 확인을 해 보면 경쟁의 심화 혹은 수요가 공급보다 부족할 경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매출 달성 목표를 잡아야 하겠지요.


3. 매출도 충분히 달성하고, 원가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도 수익성 차질이 발생한다면, 분명 비용 집행에 대해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영계획대비 비용이 과하게 집행되었다면, 비용 계획을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 이 회사는 원가와 비용 경쟁력보다 경쟁 심화 때문에 판가가 하락하는 케이스였기 때문에 원가대비 수익성이 맞춰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De-Marketing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경연진의 지시사항은 목표의 관점에서 달성하지 못할 경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또 하나의 "실행 계획"이라는 측면에서 지시를 하였고, 저의 후배도 그 상황에 맞추어 수익성 달성을 위한 전략 수정을 수행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팀장의 관점은 달랐습니다. 경영계획 자체를 목표 달성이라는 관점이 아닌 "평가"를 위한 도구로서 사용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수익성보다는 평가를 위한 방향성으로 판매를 종용하였겠지요.


그 이후 본인의 잘못된 지시사항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을 알게 되지 모든 책임을 후배에게 떠넘기는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저의 후배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지요. 경영계획이라는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팀장의 행동과 자신만 살기 위해 했던 행동 때문에 후배는 회사 생활에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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