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우연한 계기에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처음 카메라를 사셨을 땐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수동 카메라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직 일본 직수입 카메라가 흔하지 않은 시절이었으나, 아마 남대문 오파상이 몰래 들고온 카메라 였을 듯 합니다. 그 당시 오파상들은 카메라 박스나 설명서는 다 버리고, 카메라 본품만 들고 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게 새 제품인지? 아니면 중고인지? 조차 확인을 할 수 없었던 시절입니다. 그나마 마음씨 좋은 오파상의 도움으로 손으로 써서 복사한 설명서 한 장을 받으셨던 것 같습니다만, 수동 카메라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으셨는지 웃돈을 주고 전자동 필름 카메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카메라의 성능은 둘째 치고, 자동 촛점 기능과 줌 렌즈가 달려 있다 보니 마음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요. 그리고 작긴 하지만 플래시도 달려 있어서 어두울 때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단 장점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쁜 사진이 나온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카메라는 정말 "가족 행사"와 같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들고 가는 카메라였으며, 그 사진 조차 필름값이 아까웠기 때문에 겨우 한 롤 아니면 두 롤 정도만 가지고 사진을 찍었지요. 언제나 구도는 똑같습니다. 뒤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앞에는 저와 누나가 있으며 차렷 자세로 서 있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땐 말이야, 얼굴에서 발 까지 다 나와야 해."
이렇게 찍는 사진의 방식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무언가 인위적이란 생각이 강하긴 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자 손가락으로 V를 만들고, 요즘은 하트를 만들기도 하지만, 전 아직은 무언가 자유로운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포즈를 만드는 건 아직은 어색하기만 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그 사진을 꺼내놓고 보았을 때, 그 당시 어쩌다가 그 사진을 찍었는지 다시 추억을 더듬게 되면 작은 미소를 띌 수 있으니 참 기분이 좋아질지 모릅니다.
특히, 저는 집이 아닌 밖으로 벗어났을 때의 사진을 사랑합니다. 아무래도 익숙한 모습 보다는, 좀 더 낯선 장소의 모습이 제 눈을 자극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 눈으로 담아낸 풍경이 머릿속과 가슴속에 담아두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 사진을 활용해서 그 모습을 담아두며 종종 사진을 꺼내 보며 그 풍경의 추억을 남기는 것으로 대신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곳은 꼭 멋있는 풍경이 나오지만은 않을 겁니다. 아무리 멋진 관광지라 하더라도, 멋진 풍경과 장소를 만들어내진 않습니다. 수 많은 풍경 중 한 두장 정도만이 멋지게만 만들어 내고, 대부분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조금은 낯선 장소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아니, 정확하게는 익숙하지만 많이 낯선 것이 대부분입니다. 자판기 부터 시작해서, 간판, 가게의 메뉴판 등등 모든 것들이 사소하지만 다른 모습을 만들어 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식당의 접시, 의자, 택시, 버스의 모습 아니 어쩌면 지하철 역의 풍경 조차도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요. 그리고 그 모습을 한 장씩 찍어갑니다. 그 사소한 모습들 사이에서 새로움을 찾아가며, 익숙함을 찾아갈 수 있으며 - 그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2부는 여행을 다니며 찍게된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여행이라고 해서, 꼭 해외의 멋진 관광지만을 뜻하지만은 않습니다. 분명 집 밖을 나가서 내가 감동 받으면 그것도 여행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순간에 우리가 바라보게되는 사소한 것들. 그 사소한 것들의 아름다움을 쫓아가는 여정속에서 분명 새로운 깨닳음을 얻지 않을까요?
한 번 같이 떠나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