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을 때 꼭 전부를 찍어야 할까요?

by 별빛바람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 어려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색감에 대한 고민도 있을 수 있고, 구도에 대한 고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무엇을 찍을 것인가?"입니다. 사진이라는 매체는 결국 사진을 찍는 사람의 선택에 의해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것을 보게 해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끊임 없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 생각 없이 셔터를 찍다 보면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진을 찍어야 좋은 사진을 찍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쓰는 글은 사진에 대한 이론서를 작성하기 위해 준비 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각자 눈길과 손길이 가는 그 순간에 대해서 어떻게 찍는 것이 옳은것인가? 라는 결과물을 가지고, 어떻게 바라보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1. 첫 번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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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입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를 먹으면서 잠시 찍은 사진입니다만, 나무 젓가락이 꽂혀있는 곳을 바라보며 찍은 순간입니다. 마치 우리가 편의점에서 너무 흔하게 바라보며, 컵라면을 사면 그저 공짜로 주는 그 나무젓가락. 어떤 경우에는 "일회용품은 받지 않겠다."라는 신념때문에 거들떠 보지도 않는 나무젓가락이지만, 그 나무젓가락은 우리에게 중요한 요소는 아닐지라도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때론 너무나 사소해서 지나칠 수 밖에 없는 것들이지만, 어느 순간 만큼에는 꼭 필요한 요소로 우리에게 다가 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무젓가락은 그런 존재입니다. 저 역시도 그 나무젓가락들을 바라보면서 이 사물이 그 자리에 있었는지조차 잊었던 순간이었지만,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으며, 젓가락이 어떻게 놓여있는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에게는 놓쳤던 것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때론 우리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라 느꼈던 그 모든 것들이 그저 우리 주위에 너무나 흔하게 있기 때문에 놓쳤던 소중한 것들에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소재가 마침 편의점에 꽂혀있었던 나무젓가락들이었지요.



2. 두 번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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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찍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어디로 움직일지도 모르고,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모습을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플래그십 DSLR 카메라 + 줌 렌즈를 활용하여 연사를 눌러가며 아이이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짝는 것을 목표로 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처음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녔을 때 열심히 연사를 눌러가며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였지요.

하지만 그 사진의 문제는 너무나 많은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 사진이 정말 나의 마음을 흔드는 사진인가?"라는 것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수 천장의 사진을 찍으며, 어느 표정이 가장 마음에 들고 - 어느 사진이 가장 좋은 사진인지 고르기 어려운 한계를 느끼게 되었지요.

그래서 사진을 찍으며 시각을 잠시 이동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의 움직임을 쫓아가기 보다, 아이들의 흔적을 바라보는게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이 사진은 정글짐에서 열심히 움직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제가 쫓아가며 역동적인 모습으로 남기기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림자를 조망하며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멋진 사진을 남기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정글짐 위를 오르는 언니의 모습과 그 언니를 쫓아가는 동생의 모습만으로 그 날 얼만큼 아이들이 재밌게 뛰어놀았는지를 바라볼 수 있는 사진이 되었지요. 그리고 이 사진은 Saeki P&C의 이달의 사진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3. 세 번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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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사진은 언제나 찍기 쉽지 않습니다. 골목의 전체 분위기를 표현하기도 쉽지 않고, 골목이 만들어가는 그 이미지를 담아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골목에 드리워진 그림자와 복잡한 이미지, 그리고 골목에서 살짝 보이는 저 멀리 보이는 이미지들을 흑백으로 담는다면 참 멋있는 사진들이 잘 나오는 듯 합니다. 복잡한 듯 보이며, 이국적인 듯 보이지만 그 공간은 우리가 자주 바라보는 그 공간 중 하나이지요. 마치 우리나라에서 외국의 이미지를 바라보듯 말입니다.





사진을 찍으며 깊은 고민을 하기 보다는 "내가 바라보고자 하는 소재" 그리고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소재인가?"를 위주로 찍으면 충분히 재밌는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요?


기분좋게 오늘은 사진을 찍으러 나가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