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목표를 설정하도록 훈련된다. 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데, 그 시작은 [반에서 몇등]이다. 그 이후에는 어떤 고등학교 입학, 어느 대학 무슨 과 입학, 그 이후에는 어디에 취업, 그 이후에는 돈을 얼마나 빨리 많이 벌어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식이다. 사람들은 모두 경주마처럼 그렇게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린다.
그 목표를 달성하면 행복할까? 아니다.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 본 사람은 모두 느꼈겠지만 그 목표를 이룬 직후에는 엄청난 성취감이 느껴지지마 그 성취감과 기쁨은 얼마가지 못한다. 짧으면 몇 시간에서 하루, 길어야 몇 주다. 뭔가 하나를 성취했다고 수개월 동안 기뻐하고 즐겁고 행복했다는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는 못했다.
우리 삶을 과정과 목표로 나눴을 때 상당부분, 아니 대부분은 과정에 해당한다. 대학입시에 합격하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그 과정은 고등학교 3년, 아니 어쩌면 초등학교 때부터 12년일지도 모른다. 취업해서 승진하고, 연봉이 오르면서 임원이 되는 과정에서는 승진, 연봉인상은 한 순간에 이뤄지고 그 상황에 적응할 때까지 수개월이 걸린다고 치면 사람들은 그 수 개월을 위해서 최소한 3년에서 길면 20-30년을 견디며 살아간다. 그 수개월 간의 성취와 만족감을 위해 적어도 몇 배, 길면 몇 십배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그 사실을 잘 떠올리지 않는데, 우리 삶에 절대적인 진리가 딱 하나 있다면 그건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죽는단 것이다. 사실 우리는 모두 죽음이라는 공통의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데, 그 사이에 가상의 목표들을 만들어서 그 목표가 인생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이 세상을 떠날 때, 그 마지막 순간에 뒤를 돌아봤을 때 그 목표들을 수십 개 달성했다고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이 그걸 기억하고 칭송해준다한들 그게 내게 무슨 유익이 있을까? 내가 죽은 이후에 그들이 그렇게 칭송하는게.
인생의 핵심이 과정에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수명이 길어져서 평균 80년 전후 사는 인생, 그 과정이 행복하고 즐거웠고 자신이 정말 누리고 싶은 것을 충분히 누렸다면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어쩌면 조금은 덜 아쉽지 않을까? 그리고 어차피 80년 살다 가는 인생이라면, 그렇게 제한되어 있는 인생이라면 그 과정과 순간순간들을 행복하게 살아내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가 죽은 후에 기억되고 싶은 모습도 마찬가지다. 행복하게 살며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주위를 돕고 살았던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게 좋지 않을까?
어차피 죽는 인생 지금 대충 막 살자는 것이 아니다. 사실 대충 막 사는 인생이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다. 그 안에 순간의 쾌락은 있을지 몰라도 지속되는 즐거움과 행복은 없기 때문에. 나는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라기보다 현실의 고통보다 큰 자극으로 현실의 고통과 어려움을 잊고 마비시키기 위해 유흥을 즐긴다고 생각한다. 잠시라도 그것을 피하고 잊기 위해.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더 변태적이고, 이상한 종류의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현실의 고통이 크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많단 것을 의미한다.
그런 고통은 왜 찾아올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고통은 우리의 목표지향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온다고 생각한다. 더 벌고, 더 갖고, 어떤 지위가 되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시점에서 우리 삶이 고통스러워지는 것은 아닐까?
인생의 핵심이 과정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순간순간을 즐기면서 행복하다면, 우리 삶에 힘듦은 있어도 [고통]은 덜할 것이다. 돈에 집착하지 말자, 성공에 집착하지 말자는게 아니다. 나는 돈, 굉장히 좋아한다. 돈 자체를 좋아하기보다는 내가 돈이 있으면 누릴 수 있는 자유의 폭이, 선택권이 많아지고 넓어지기 때문에 돈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현재를 희생하고 돈을 쫓을 만큼 돈을 좋아하진 않는다. 미래의 불투명한 자유와 선택권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
내게 꼭 필요한 돈은 벌어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서 그 과정에서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는 것을 찾아간다면 우리 삶은 조금은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어도 그 과정이 충분히 행복했거나 의미가 부여되었다면 그 과정을 간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우리가 그 과정만 유의미하게 보냈어도 우리 삶의 상당 비율은 이미 행복하게 보낸 것 아닌가?
목표지향적인 사회보다 과정지향적인 사회가 훨씬 더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과정을 중요시한다면 우리 사회의 부정의함과 부조리함도 상당부분 해결될 것이다. 과정이 목표보다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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