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위로랍시고 말하지만

위로 안 되는 위로의 말들. 1화

by Simon de Cyrene

우리나라 사람들은 충고하거나 상대를 가르치고 싶어 하는 경향이 매우, 매우 강하다. 거기에 남 탓까지 하는 경우도 많으니 대한민국 국민인 이상 말로 상처를 받지 않기가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네가 이래서 안 되는 거다, 네가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얘기에서부터 모든 게 네 탓이라는 종류의 말들까지. 유 퀴즈에 나온 진기주 배우님이 자신이 거친 직장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죄송합니다"였다는 얘기는 우리나라의 지적질과 충고질 문화가 얼마나 만연한지를 보여준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반복된 실패를 하는 동안 난 가족에서부터 친구, 심지어 날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그런 류의 얘기를 직간접적으로 들어야만 했다.


그런데 그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날 고통스럽게 했던 말들은, 위로한답시고 사람들이 건넨 말들이었다. 내게 던져지는 비판과 비난의 말들은 그에 저항하거나, 대들거나, 따지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무시할 수 있었지만, 사람들이 던지는 위로의 말들은 그 말에 그렇게 반응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게 만드는 말 들어있다. 그들은 선의로, 날 위로하고 싶어서 한 말 들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상황과 마음을 잘 알지 못하면서 위로랍시고 사람들이 무심코 던진 말들은, 나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만큼이나 나를 갉아먹고, 힘들게 했다.


혹자는 프롤로그에 있는 목차를 보고 '이 표현이 어때서?'라고 할지 모르겠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사람들이 위로하기 위해 던진 말들에는 나쁜 말은 없으니까. 그리고 우리의 감정, 에너지와 힘이 바닥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라면, 그 말들은 위로가 될 수도 있는 말들이니까. 하지만 감정, 에너지와 힘이 바닥을 친 사람들에게 그 말들은 오히려 더 큰 비수가 되어 돌아올 수 있고, 이 시리즈에서는 그런 사람들에게 비수가 될 수 있는 표현들을 살펴보려 한다.


이에 대해서는 '그건 그 사람이 꼬인 것이 아니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비슷하지만 틀렸다. 그런 말들이 도움이 되지 않는 건 그 사람이 꼬여서가 아니다. 바닥을 친 사람들에게 위로랍시고 '툭' 던지는 말들은 자신의 상황으로 인해 깊은 상처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 내장까지 망가진 수준의 상처를 마음에 입은 사람들의 상처에 소독약을 쏟아붓는 것과 같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전쟁터에 나가서 총과 창으로 여기저기를 다 찔려서 오장육부가 다 뜯어진 사람에게 지혈을 하거나 소독을 하지 않고 소독약을 쏟아부었다 치자. 그 사람이 느끼는 상처도 어마어마하고 피부의 상처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오장육부는 더 망가뜨릴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오장육부까지 상처가 난 사람에게는 위로랍시고 던지는 말들이 오히려 그 사람의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


이 시리즈에서는 그러한 표현들이 왜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본 후, 어떤 경우에도 위로가 되는 말들을 돌아보고, 위로를 주고받는 과정의 원리에 대해서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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