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회상]을 마무리하며

by Simon de Cyrene

제 인생이 [객관적으로] 힘들었다는 말은 하지 못합니다. 저보다 힘드신 분들이 멀리 지구 반대편까지 갈 필요도 없이 한국에도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만 해도 저는 제가 돈을 받지 않고 하던 일이 강도가 강해져서 그 일에 대한 비용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지인은 흔쾌히 제게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거든요. 누군가에겐 크지 않은 돈이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사람들 중에 더 적은 비용으로 그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단 것을 알기에 통화를 마치고 나서도 '내가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단가를 더 알아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감정적으로는 죽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체감하는 힘듬은 실제로 그랬으니까요. 물론, 그게 제가 곱게 자랐고 가진 것도 많았다고 그중 상당 부분을 잃었기 때문에 힘들었던, 어찌 보면 별것도 아닌 것을 갖고 그렇게 힘들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제가 그만큼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고, 그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작년 연말에 시작한 이 시리즈를, 제 기획들 중에는 짧은 편인 이 시리즈를 이렇게 오랫동안 쓰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저의 30대를 꼼꼼하게 돌아보며 글을 쓰다 보니 이제는 괜찮다고, 다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게 착각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30대에 저를 스치고 지나간 상처들이, 여전히 안에 얼마간은 남아있음을 발견했고, 그럴 때마다 글을 잡기가 힘들어 한 동안 이 시리즈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무리하지 못할 수도 있단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건, 제 상채가 좋아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제 상처 때문에 숨이 막혀 더 이상 이 시리즈를 쓰지 못할 때도 그렇게 힘들고 어두웠던 제30대가 원망스럽거나 싫지는 않았습니다. 운동을 하고 나면 근육통이 와도 뿌듯하듯이, 힘들고 아프긴 했지만 그 시간이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절대 완벽해질 수 없을 겁니다. 우리는 돈을 어느 정도 이상 벌어도 여전히 돈을 더 벌고 싶을 거고, 갖고 싶은 것을 가지면 더 갖고 싶은 무엇인가가 반드시 생길 겁니다. 인간은 다 그런 존재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완벽 해지려기보다, 모든 것을 가지려 하기보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더 많이 가지는 것을 목표로 잡고 그런 작은 성취들에 성취감과 행복감을 누릴 수 있으면 어떨까요? 그럴 수 있으면 우리는 꽤나 많이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돌아보면 알코올의 효율이 높아서 맥주 한 캔만 마셔도 심장이 뒤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어지러운 제가 밤마다 맥주 한 캔을 마시고 고통에 휩싸여 자취방을 뒹굴며 눈물을 흘리던 때에도 제 인생에는 나쁘지 않은, 아니 좋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걸 알아보는 눈이 없었을 뿐.


이 시리즈에는 그랬던 저의 30대와 터널을 지나와 한국 나이로 40이 된 제가 그 시절을 돌아보면서 40이 된 지금 제게 중요한 것, 소중한 것과 저의 시선을 거칠게나마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거칠 수밖에 없지요. 제가 엄청난 글발의 소유자는 아니다 보니 제 브런치 글들이 전반적으로 거칠기도 하지만, 이 시리즈는 여전히 제 안에 있는 아픔들을 품고, 또 30대의 현실과 지금의 생각과 가치관을 섞어서 쓰다 보니 유난히 더 거친 것 같습니다.


사실 그래서 그냥 제 블로그에 모아 놓고 말까도 생각했지만, 또 그런 거침이 저의 현재와 과거를 보여주기도 한단 생각에 덜 다듬고 그대로 발행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글들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한 시간이나마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썼기 때문에. 그러기만 해도 9개월 정도 끌어온 이 시리즈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부족한 글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브런치에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씁니다. 혹시라도 감사하게도 '구독해야지!'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2021년에 제가 쓸 계획(링크)을 참조하셔서 결정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브런치에는 '매거진 구독'이라는 좋은 시스템이 있으니, 관심 있는 매거진만 구독하시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