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신천지와 이단 분들께 드리는 말씀

by Simon de Cyrene

오늘 아침에 제안하기 기능으로 메일로 연락을 받은 후 당혹스러워하다 고민 끝에 글을 남깁니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아직 벗어나지 않은 상태로 메일 확인을 했습니다. '제안하기' 기능으로 연락이 와 있더군요. 저도 사람이라 미련이 남는지, 브런치 북 수상자들은 이미 연락을 받았을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짝 기대감이 오르더군요. 처음 몇 줄을 보니 아닌 줄을 알았고, '그럼 그렇지...'란 생각을 하며 읽어 내려가는데 화가 났습니다.


구구절절 본인이 어떤 사람이었고, 하나님을 몰랐는데 성경 세미나를 하면서 하나님을 알아가게 되었다고, 함께 하시지 않겠냐는 제안. 전형적인 신천지들의 접근법이더군요.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이 얘기가 의외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신천지를 집단으로서는 싫어하지만 그 안에 속한 개인들에 대한 분노나 반감은 없습니다. 이는 그들도 한국교회의 잘못된 문화와 성경해석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신천지와 이단들은 대부분 기존에 교회 다니던 사람들을 포교대상으로 삼습니다. 기성교회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 교회에서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목마름이 있는 사람들에게 '성경공부하자'거나 '세미나 하자'는 식으로 가볍게 접근하다 그 집단에 옭아메는 형태로 세력을 키워가죠. 그렇기 때문에 그 집단에 포섭된 개인들에게는 반감이나 분노가 없고, 그분들이 안쓰럽고 그 집단들에서 빠져나오기를 기도합니다.


그런 식으로 포교하시는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기성교회가, 교단에 속한 교회가 싫어지거나 그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가 뭘까요? 너무 폐쇄적이거나, 헌금을 강요하거나, 말씀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거나, 그 안에서 싸우기 때문이 아닌가요? 그런데 왜 똑같은 짓을 하는 신천지나 이단에 가서 그런 행위를 더 큰 스케일로, 더 은밀하게 하시나요? 기성 교회에 침투해서 그 안에서 의사결정구조를 뒤집고 신천지에 속한 목사를 세우는 게 이 세상을 만들고, 질서를 다스리는 절대자인 '신'이 일하시는 방법일까요? 그런 방법치고는 너무 조잡스럽고, 비열하지 않나요? 성경에 나온 어떤 인물이, 어느 때에 성경에 나온 신이 그렇게 일하셨을까요? 그게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일 수 있을까요?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은 성경을 떠나서, 성경을 자신들 입맛대로 맞춰서 해석하고 가르친 기성교회 목회자들, 일부라고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다수일지는 저도 모르겠는 그 목회자들로 인해 만들어진 집단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숫자들을 말도 안 되는 논리와 신비주의적인 시선으로 짜 맞춰서 '우리 집단'에 속한 자들만 구원받는다고 하는 게 과연 말이 될까요? 성경이 어떤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알 수 있다면 그게 말이 안 된단 것을 너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성교회 목회자들 중에서 그런 해석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신천지와 이단은 그것보다 그런 경향을 더 강하게 갖게 된 집단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땅에 이단이 있는 건 교회가 그만큼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런 교회들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리즈를 쓰고 있는 것도 그 프레임을 바꾸고 싶어서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고민하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제가 믿는 성경, 제가 믿는 신, 제가 믿는 기독교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고 그건 그런 세미나 같은 곳에서 하는 말도 안 되는 신비주의적인 짜깁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성경은 기본적으로 인문학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면서 그 안에 있는 신을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려는 성경해석과 이해는 기본적으로 기성 신학을 베이스를 두고 있기도 하고, 그에 대한 비판하는 신학계에서도 공개적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신학적인 비판]들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서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글들을 종종 써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녀관계에 대한 글에 대해서는 그래서 종종 남초, 여초 커뮤니티에서 좌표를 찍고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 브런치에서 글을 쓰던 초기에 썼던 기독교에 대한 글들에도 이단 쪽에서 와서 붙었던 적이 있죠. 브런치에서 그나마 카카오톡으로 로그인을 하도록 반강제 한 이후에는 그런 것들이 줄어들거나 없어졌었는데 이번에 이런 제안하기를 받고 나니 당혹스럽고 화가 나네요.


저는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지향하는 바가 잘 맞는, 검증된 목회자들이 섬기는 교회에서 개인적으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잘 하고 있습니다. 교회 외에 검증되지 않은 세미나나 성경공부는 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여러분들께 포섭당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혹시나 제 시리즈를 읽으시던 신천지나 이단분들은 다시는 제게 그런 연락을 주시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연락을 주신 분의 계정은 신고하고 차단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입니다. 필요할 경우 그보다 더 강한 조치들도 취할 예정입니다.


이 글을 어디에 발행할지 고민하다 아무래도 이 시리즈를 읽다 연락을 할 수 있을 듯해서 일단은 이 브런치북에 기록을 남깁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브런치에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씁니다. 혹시라도 감사하게도 '구독해야지!'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2021년에 제가 쓸 계획(링크)을 참조하셔서 결정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브런치에는 '매거진 구독'이라는 좋은 시스템이 있으니, 관심 있는 매거진만 구독하시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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