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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on de Cyrene Jan 22. 2022

Intro. 40까지 연애하며 알게 된 것들

충동적으로 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올해 쓰고 있는 글들은 'Essays'와 '두 글자로 보는 세상' 외에는 다 기획을 어느 정도 잡고 시작했는데, 이 시리즈는 정말 충동적으로 시리즈를 시작하게 됐어요.


시작은 '그해 우리는'이라는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 제 브런치 글들을 최근에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2월부터 여러 가지로 쉽지는 않은 상황들을 지나고 있다 보니 진지하거나 무거운 드라마는 보기 싫어서 '몰아봐야지...'라며 아껴두던 이 드라마를 정주행 하면서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됐거든요.


그러다 20대 초반에, 어쩌면 제 첫'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는 짝사랑이 생각났어요. 사랑이냐, 우정이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던. 그때는 우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후회하는,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때가 떠오르더라고요. '그해 우리는'이 고등학교 때부터 20대 초반에 만났던 연인의 30대 초반의 얘기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걸 보고 얼마 전에 시작한 유튜브에 [우정보다 사랑을 택할 이유들...(링크)]라는 영상을 만들었고, 그걸 글로 풀어내려고 앉았는데, 완전히 회복된 듯하다가 조금 페이스를 올렸더니 또 살짝 도진 가슴 갑갑함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너무 힘을 주고, 논리를 세워서 쓰는 글들을 쓰려다 보니 그 압박과 스트레스 때문에 일도, 글도 못 쓰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그리고 문득 이제 2달 후면 브런치에서 5년 동안 글을 쓰게 되는데 지금까지 연애, 결혼과 사랑에 대한 제 글들은 지독히도 한 걸음 떨어져서 머리로 쓴 글들이었단 생각이 다시 들더라고요. 


어느 정도는, 아니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이었어요. 그게 제가 만났거나 마음이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친구들이 제 글을 읽을 확률은 매우 낮지만, 설사 읽어도 그게 저인 줄은 모르겠지만 사적인 영역의 얘기를 공개적으로, 그들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남기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헤어진 사람에게도, 고백을 거절한 사람에게도 지켜야 할 예의는 있으니까. 


그리고 조금 더 솔직히는, 제가 누구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썸이라도 타게 되면 그 과정에서 그분이 제 브런치를 보면 '우리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해서, 그러진 않을 텐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 제 얘기는 숨긴 것 같아요. 만나고 있을 때의 이야기는 쓴 적이 단 한 번도 없지만, 헤어지고 나서 그 아픔을 안고 썼던 글을 잠시 만났던 친구의 지인이 보고 얘기를 해서 글을 지우라는 연락을 받아 지운 적이 한 번 있으니 그게 괜한 우려는 아니었을 거예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디테일하게만 쓰지 않으면, 부정적인 얘기만 쓰지 않는다면, 일어났던 일이 아니라 그때를 지금 회상하면서 쓴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나를 정말 사랑해주는 사람을, 신뢰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내가 동의 없이 우리의 이야기를 쓰지 않을 것을 믿어주지 않을까...라고. 


연애, 사랑, 결혼에 대한 글을 참 많이 썼고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좋아해 주셨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글들이 매력은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왜 그런지를 꽤나 오래 고민했었는데 사실 작년에 마지막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에 깨달았어요. 마음을 담아 써야 할 얘기를 거의 순도 100% 머리로 하고 있으니, 따뜻하고 뜨거운 얘기를 차갑게 하고 있으니 쓸모는 있지만 매력은 없을 수밖에 없단 것을...


프리랜서로 사는 주관적인 얘기를 쓰고, 에세이로 제 삶을 조금씩 드러내면서 이제는 조금은 제 이야기를 할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유튜브와 브런치에서 제가 했던 연애를 돌아보면서 느낀 것, 생각한 것들을, 주관적인 것들을 풀어내 보려고 해요. 


두 매체를 같이 가기로 한 건, 브런치에서는 제 생각과 제가 겪었던 것들은 글로 더 잘 정리되겠지만 영상은 과거를 돌아보는 저의 감정이 더 잘 표현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소리와, 호흡과, 쉼표와, 말투에서 감정들이 전달될 테니까. 


이 시리즈는 아직은 목차는 잡지 않았어요. 일주일 안에 잡기는 하겠지만 :) 아래에 목차가 보이신다면, 그건 이 글을 쓴 지 하루 이상은 지났단 의미겠죠? 


가정을... 꾸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다시 연애, 사랑과 결혼에 대한 글을, 그때는 저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분의 허락/감수를 받고 쓰겠지만, 그분이 원하시면 같이 쓸 수도 있고... 그러기 전까지는... 이게 진짜로 연애, 사랑과 결혼에 대한 제 마지막 시리즈가 될 것 같아요. 


제 이야기를 남들 앞에 내놓는 게 두려웠고, 부끄러웠기 때문에... 그걸 내놓는 것 이상의 결단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에는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지 않을까... 싶네요 :) 이미 두 번이나 '이게 마지막이에요'라고 해서... 신뢰할 수 없단 것을 알지만...


올해까지만 쓰겠다고 선언하기를 잘한 것 같아요.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이런 용기를 내게 되네요. 아 물론... 그 부분에 대해서도 양치기 소년이 될지도 모르죠... 사람 마음이라는 건 참 간사하고, 저는 글을 써야 살아있는 것 같은 사람이라... 그래도 일단, 아직까지는, 지금으로써는 올해가 마지막이니, 열심히 써볼게요. 


목차

I. 프롤로그

1. 사람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 

2. 사랑은 밥을 먹여준다


II. 초중고 시절의 연애 회상

3. 10대들의 사랑이 진짜 사랑일지 몰라

4.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

5. 첫 사랑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III. 20대 회상

6. 우정보다 사랑을 택할 이유

7. 20대, 결혼생각은 하면 안됐어...

8. 20대에 연애와 사랑할 이유


IV. 30대 회상

9. 머리가 앞 서는데 사랑이라는 거짓말

10. 30대에 사랑하기 힘든 이유

11. 30대의 사랑에 필요한 노력들


V. 40대에 들어서며

12. 결혼 못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13. 포기할 것을 알아가야 할 나이, 40대

14. 결혼 '안'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15. 마흔, 이제야 가정을 꾸릴 준비가 조금 됐다


VI. 에필로그

16. 사랑과 결혼이 사람에게 갖는 의미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브런치에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씁니다. 혹시라도 감사하게도 '구독해야지!'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2021년에 제가 쓸 계획(링크)을 참조하셔서 결정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브런치에는 '매거진 구독'이라는 좋은 시스템이 있으니, 관심 있는 매거진만 구독하시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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