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by Simon de Cyrene

한 때 종종 이래라 저래라 조언을 했다.

그땐 그게 정말 상대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시기의 나를 돌아봤다.

아니었다.

그때 내가 조언이라 생각했던 건 나의 주장이었다.


내 주장이 옳았을 수도 있다.

그게 답일 때도 있었다.

내 조언을 따르지 않아 힘들게 된 사람도 있다.

내 경험과 고민이 모두 틀리진 않았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다.

내 생각과 달리 사업을 한 사람은 사옥을 샀고,

결혼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이는 아이도 생겼고,

불행할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행복하기도 하다.


그 과정을 돌아보며 깨닫는 게 있다면,

조언은 그 사람이 원할 때,

그 사람의 귀가 열려 있을 때

그때만 하면 된단 것이다.

그것도 조심스럽게.


남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책임지지 못할 조언을 할 필요도 없고,

아무리 조언을 해도 귀가 나를 향해 닫혀 있다면...

어차피 상대는 듣지 않는다.


내 경험과 고민이 정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면,

누군가에게 그렇게 도움이 되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언은, 신뢰가 있을 때 귀에 들어온다.

신뢰 없는 관계에서 조언의 탈을 쓴 말들은 잔소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때로는 조언의 탈을 쓴 폭력들이 던져질 때도 있다.


그걸 알게 된 뒤부터는 조언을 잘 하지 않는다.

상대가 내게 먼저 조언을 구하기 전까지는...

아무리 답답하고 아닌게 확실해도 말하지 않는다.

내가 말해도 상대는 듣지 않을 게 분명하고,

상대는 나의 조언을 잔소리로 들으면

그 관계는 더 망가질테니…

굳이 조언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생, 어차피 혼자 사는 것이다.

다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있으면 덜 외로울 뿐.

내 인생도 버거운데,

듣지 않는 사람에게 에너지와 시간...

쏟으며 살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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