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정부가 잘못 접근한 이유

by Simon de Cyrene
최저임금과 '장사'

또다시 최저임금이 난리다. 이전에도 최저임금에 대한 생각을 썼던 적이 있지만 이번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시급 8,350원을 받고 주 40시간, 한 달을 일한다고 치면 월 130만 원 정도의는 수입을 올리게 되는데...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1인 가구로 산다고 쳐도 월세와 물가를 생각하면 그 정도 수입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데 충분하지 않다. 그런데 왜 그걸 보장해준다고 난리인 걸까?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소상공인들이 '장사' 혹은 사업을 해서 취할 수 있는 수익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장사를 해서 수익이 남는 것은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매출-비용)이고, 비용에는 (인건비, 임대료, 세금, 재료비, 관리비) 정도를 들 수 있다. 식당을 하지 않더라도 재료비가 들어가는 것은 물건을 파는 사업을 하는 사업을 할 경우 그 물건을 초기에 사들이는 비용이 재료비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장사를 한다는 것

일단 물건을 파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조금 후에 살펴보도록 하고, 식당을 하는 경우를 상정해서 생각해 보자. 인건비가 올라가는 만큼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면 소상공인들이 그걸 만회할 수 있는 길은 임대료, 재료비, 관리비, 세금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소상공인들의 경우 세금을 줄여주는 게 큰 혜택으로 돌아가기가 힘들다. 이미 세금을 상대적으로 적게 내고 있으니까 하지만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평등원칙에도 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그 제도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생길 테니까. 그렇다면 결국 줄일 수 있는 것은 임대료와 재료비 정도다. 관리비도 줄이는데 한계가 있으니까.


그런데 정부는 임대료와 재료비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전혀 손을 대지 않고 눈에 보이는 '최저임금'과 '취업'에만 집중을 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의 상가임대차 제도는 어느 나라보다 더 '시장친화적'이어서 이에 대해서는 정부가 조절을 하려는 시도도 잘 보여주지 않는 건 왜일까? 물론 독일과 뉴욕의 경우를 보면 상가임대차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건물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서 시설들이 낙후되고, 그게 또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그 사례와 한국의 현실을 비교하면서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고민을 병행했어야 한다. 누가 봐도 조물주 위에 건물주인 사회는 정상이 아니지 않나?


재료비를 보자. 우리나라는 토지가 작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보다 식자재 비용이 높다. 이는 슈퍼를 가보면 알 수 있는데,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식당에서 파는 음식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슈퍼에서 식자재 값은 미국과 유럽보다 비싸다. 이는 우리나라 시장이 작고, 토지가 작기 때문에 그 안에서 수익을 내고 농업을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식자재에 대한 가격을 높게 설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은 식당을 하는 사람들은 재료의 비용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비싼데, 판매하는 단가는 더 낮게 설정함으로써 수익률에 있어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에 처해 있다.


식당이 아닌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을 생각해보자. 우리나라에서 젊은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들도 힘들 수밖에 없다. 나만해도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그 물건을 검색해서 물건을 사는데... 그런 상황에서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들은 오르는 임대료를 감당해야 한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그렇다면 수익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그리고 편의점을 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은데 지난 주말에 강남에 한 거리를 내려가면서 한 블록에 편의점이 3개씩 있는 경우도 보면서... 이게 사람들에게 할 짓인가 싶더라. 그에 대한 규제도 필요한 상황이란 것이다.


정부가 잘못하는 것

즉,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그냥 임금을 올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 우리나라의 시장의 전반적인 구조에 손을 대면서 거시경제와 미시경제를 모두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그에 대한 노력과 고민은 없이 일단 최저임금을 올리는데 집중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게 자신들의 공약이었고, 그게 자신들의 성과로 남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추진을 하려던 것이, 결국 시장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성과만 본 결과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게 되어버린 게 지금 발생하고 있는 갈등의 핵심이다.


현 정부가 가장 잘못한 것은 첫 번째로 대선에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구상할 때 경제 전반에 대한 고려를 하지 못하고 포퓰리즘적으로 기준을 설정하였다는 데 있다. 최저임금과 장사하는 환경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들을 고려하면 5년 안에 최저임금을 1.5배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가 가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번 정부의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렸는데 문제가 있다. 이는 사실 모든 대통령의 문제였는데, 우리나라는 5년 단임제로 대통령제가 구성되어 있다 보니 대통령들은 모두 5년 안에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를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 본인이 거름이 되어서 다음 대통령이 열매를 맺도록 하는 생각은 하지를 않는다.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는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는 결국 지금의 행정부는 과거의 행정부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은 인상이 될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 물가를 고려했을 때. 하지만 그 조정은 다른 요소들을 조정하면서 같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지 최저임금만을 인상할 것은 아니다. 젊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가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농사를 지어서 식자재의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임대료 인상에 상한선을 두거나 계약해지하는 요건을 임차인에 조금 더 친화적으로 표준계약서 등을 정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주는 등의 다양한 정책들이 병행될 때야 비로소 최저임금을 인상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무리가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5년, 아니 이제 4년 남은 임기 내에 완성될 수 없는 과업이다. 짧아도 10년, 길면 그 이상의 시간에 거쳐서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그건. 정부가 정말 국민과 국가의 안녕을 위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과 성과를 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 정부는 여러 가지 정황상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만큼은 어느 쪽에서든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버렸다. 아니, 어쩌면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으로 내세운 순간서부터 사실 이런 상황은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기록되는 성과는 남북관계 등 다른 영역에서 내고, 이 영역만큼은 FM대로, 정석대로 끌고 나갔으면 좋겠다. 서민들도 좀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나? 이대로 가면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대기업들만 직원들 성과급과 연봉을 깎을 수 있는 구실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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