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름 소개
솔직히… 어느 정도는 직감하고 있다. 이제 우리 고양이들 모두 나이가 중년이 넘었고, 회사에서 마당냥이 생활도 5년 정도 했으니, 집냥이들만큼 건강하진 않을 것 같다. 집으로 애들을 데려오고 몇 달 안 되었을 때, 첫째가 치아 문제로 많이 아파서 체중이 1kg 정도 갑자기 빠져서 너무 놀랐다. 검사비를 포함해서 몇백만 원의 치료비를 들인 끝에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지만, 가족으로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갈수록 촉박해지는 느낌은 있다.
지금이야 내가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 이렇게 고양이들이랑 오래 붙어 있지만, 지겹도록 벗어나고 싶었던 이 생활이 끝나면 예전만큼 고양이들과 지낼 수는 없을 것이다. 나도 계속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는 사회인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자리 잡을 그날까지 고양이들이 기다려줄지 모르겠다. 그래서 틈틈이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동안 애들 이름을 왜 공개하지 않고 첫째, 둘째, 막내로만 표현했냐면, 내가 유명하진 않지만 브런치에 나와 부모님의 개인적인 얘기를 많이 썼고, 애들이 회사에 있을 때 보셨던 거래처분들이 혹시라도 알아보실까 봐 그랬다..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한 달 이내 사직 통보를 받고 급하게 사업을 시작하셔서, 내 글에 조금씩 언급된 아픈 사연을 동종 업계분들이 아시면… 부모님과 직원분들이 거래처분들을 뵐 면목이 없어지지 않는가… 이제 고양이의 존재를 많이 잊으신 것 같아서 유튜브 시작한 김에 아가들 이름을 공개해볼까 한다.
먼저 첫째냥의 이름은… ‘신입’이다! 자기 발로 걸어 들어와 나를 키우라고 당차게 말한 우리 신입. 아빠가 ‘신입생’, ‘신입’, ‘신입아’ 등으로 부르던 게 굳어져서 신입이가 되었다. 나중에 예쁜 이름으로 바꿔주고 싶었는데, 이미 얘가 신입이를 이름으로 잘 알아들었고, 우리 가족이 된 스토리가 담겨 있는 이름이라서 제일 잘 어울리더라. 아무리 예쁜 이름을 생각해 봐도 신입이는 신입이었다.
신입이가 핥아주고 있는 둘째냥의 이름은… ‘초바’다! 고등어 초밥에서 따온 이름이다. 때는 6년 전 신입이가 임신 중이었을 때다. 삼수붕어가 될 줄 몰랐던 중2집사는 인터넷에서 고등어 무늬 고양이가 식빵을 굽는데 초밥처럼 생긴 짤을 봤다. ‘신입이가 삼색인데 고등어 무늬가 있으니까, 혹시라도 고등어가 태어나면 초바라고 지어볼까?’ 생각했었다.
붕어집사의 가랑이에서 쭉 뻗고 자는 막내냥의 이름은… ‘요뜨’다! 나머지 애기들은 태어나서 눈을 뜨고 얼굴을 딱 보는 순간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중학교 친구 A와 페메(17년도는 페이스북에서 인스타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로 고양이 이름을 고민하다가, 마침 A가 먹고 있던 비요뜨 사진을 보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얘는 이거 좀 닮은 것 같지 않아?’
검은 초코볼과 하얀 요거트의 조화… 굉장히 닮았다. 그래서 비요뜨의 요뜨가 된 것이다.
내가 비씨였어?
나는 아빠집사처럼 ㅇ요뜨인 줄 알았는데…
한 배에서 태어난 고양이들 답게 해먹 한쪽도 나눠 쓴다. 고양이 둘을 동시에 보면 두배로 귀엽다.
채널 이름은 ‘반반한 고양이들’로 정했다. 엄마냥과 두 아들냥의 공통점인 반반 가르마 무늬, 생김새가 반듯하고 예쁘다는 뜻의 ‘반반하다’에서 따왔다. 그래도 꽤 바쁜 붕어집사라서 영상 업로드 주기는 규칙적이진 못할 것 같다.
브런치에 이미 올린 글에도 애들 이름을 반영해서 점차 수정해 놓겠습니다. 우리 신입, 초바, 요뜨의 일상 반반한 고양이들 많이 예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