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배달의 민족 주~문
우선 필자는 리뷰 이벤트가 매우 부담스럽다. 그래서 애초에 참여조차 안 한다. 간혹 ‘리뷰 이벤트 참여’라고 쓰지도 않았는데, 먼저 ‘손님께 드리는 뇌물. 별점 5점 리뷰 부탁드려요!’라는 스티커와 함께 서비스가 오는 경우는 거절할 방도가 없기에 정성을 담아 쓰긴 한다.
1. 1인분에 대한 배려 없는 그놈의 “최소주문금액” 때문에 안 그래도 음식 양이 많다.
모든 종류의 음식을 다 파는 공유 주방형 배달 전문점도 요즘 한 끼 때울 메뉴 시키려고 보니, ‘만 원의 행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최소주문금액과 배달비도 쭉쭉 오른다.
꾸역꾸역 주문 금액을 맞추면 배달비 포함 2~3만 원… 양적으로는 내가 시킨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 나 혼자 먹어야 되는데, 세끼 내내 먹을 양이 나온다. 차라리 높은 배달비나 빼줬으면 싶다.
2. 원래 오프라인에서도 어딜 가든 리뷰 안 쓰는 사람이다.
오프라인으로 직접 어디를 방문해서도, 나는 음식을 즐기고, 친구들이랑 놀러 온 건데, 리뷰 쓰라면 공짜라지만 일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나질 않는다.
‘리뷰부터 후다닥 끝내고 편히 놀면 되지 않나?’
‘그것부터 숙제처럼 느껴져서 부담스러워. 설레는 마음으로 봉투 풀자마자 먹고 싶은데, 사진 찍고 리뷰 쓰는 사이에 음식이 식을 것 같아. 그냥 내 돈 쓴 만큼만 편하게 즐기고 싶어.’
3. 우리 부모님이 자영업자이시기 때문에 공짜 음식이 무슨 의미인지 너무나 잘 보인다. 공감이 너무나 잘 된다는 말이다!
어떤 이는 “손가락 몇 개만 까딱이면 초밥 몇 피스, 치즈스틱 2개, 355ml 음료수 1캔이 나오는데, 네가 배불러서 그런 얘기 하는 거 아니냐? 이런 걸 잘 활용해야 알뜰한 거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가 진리 아닌가?
다른 몇몇 글에서 밝혔듯이, 필명25의 부모님은 요식업은 아니지만 자영업을 하신다. 회사에 찾아오시는 거래처 손님들 응대를 위해 사무실에 여러 간식들이 있다.
단순 맥심 커피 믹스는 어딜 가나 기본이고, 커피 믹스 종류도 여러 가지, 여름에는 아이스티 믹스, 생수, 콜라, 비타 음료, 과자, 사탕 등등등…
업계 특성상 연차 높으신 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신다.
동종 업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회사 제품의 품질 이상으로, ‘인간 대 인간’으로 맞춰야 할 부분이 많다. 우리 부모님이 회사를 새로 시작하면서 특히 거래처 응대에 관한 개선이 많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정말 감사하게도 거래처분들이 정성을 알아봐 주시고 지인의 지인으로 소개까지 해주신다.
부모님 회사를 보면 더욱 느껴지는 사실. ‘실력만으로 승부 보겠어!’는 옛말인 것 같다. 확실히 ‘실력은 예선, 거래처 관리와 마케팅이 본선’이다.
사무실에 갖추는 간식들도 부수적인 투자 비용이고, 나중에 크게 일거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도 모아 보면 금액이 꽤 크다.
그래서 나는 ‘내 돈(아직까지는 엄마 돈이지만) 주고 시킨 음식’만 맛있게 먹고 싶지, 누군가의 가족이자 어느 집의 가장인 ‘자영업자의 피땀눈물’까지는 받고 싶지 않다.
“공감성 불편함”이 생긴다.
리뷰 이벤트 먹튀, 별점 테러, 악의적 환불, 그 외에도 인류애 상실될 컴플레인들이 요식업 자영업자에게는 넘쳐난다.
그냥 자영업자든 손님이든 서로 부담 없이
내가 맛있으면 또 시켜 먹고, 아니면 다음에 그 집 안 시키고, 그러고 싶다.
자영업자분들 오늘은 인류애 샘솟는 손님들만 서로 만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