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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선 Feb 06. 2016

코워킹스페이스의 장단점

초기 창업자들에게 코워킹스페이스가 갖는 의미

누구나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팀 멤버, 돈, 같이 일할 공간이 필요하다.


물론 팀 멤버 없이 혼자 시작하거나, 아니면 창업자는 풀타임으로 하면서 다른 멤버들은 파트타임으로 조인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돈 역시 투자, 통장의 잔고, 은행 대출, 지인 대출, 정부지원금 등 다양한 형태의 자금이 매출이 나기 전까지는 필요하다.


공간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는 집이 될 수도 있고 온라인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처음에는 혼자만 풀타임에 다른 멤버들은 파트타임으로 했었고, 그랬기 때문에 굳이 사무실을 구할 필요 없이 카페나 맥주집에서 만나서 회의를 하고 진행시켜나갔다.


하지만 매번 회의장소를 정하는 것도 일이었고, 한 곳에 정착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래서 공간을 찾다가 역삼에 있는 소호사무실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다시 한 번 합정의 소호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는데, 소호사무실은 최대의 단점이 출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개인차는 분명 있겠지만, 출근하고 나면 좁은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게다가 사무실은 예쁘지도 않고 환경도 좋지도 않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야간 자율학습을 하였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도 모든 공부는 학교 도서관이나 학교 안에 비어있는 공간에서 하였고, 필자는 주로 학교 안에 나무가 보이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과제나 작업들을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좁은 '나만의' 공간에서 일을 시작하니, 뭔가 지금까지 해오던 습관과 영 맞지 않아 힘든 점이 많았다. 일단 동기부여가 안 되었다. 마치 허허벌판을 혼자 걷고 있는 기분이라고 하면 조금 비슷할 것 같다. 그나마 풀타임 팀원이 생기고 난 이후에는 조금 외로움이 덜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일을 하기 위해 좋은 환경은 개인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개인이어도 매일매일 기분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의 일하는 분위기와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도서관에서 공부가 잘 되고, 헬스장에서 운동이 잘 되고, 피시방에서 게임이 잘 되는 것은 그 주변의 분위기 덕분이다. '일'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공간이 분명 있을  법했지만, 2년 전만 해도 한국에 코워킹스페이스는 거의 전무했다.  그때 소호사무실이 아니라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했으면, 필자는 지금 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위에서 말한 주변의 분위기가 코워킹스페이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게다가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몸과 노트북만 들고 오면 되고, 빵빵한 와이파이에 무제한 커피, 회의실, 그리고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함께 사업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코워킹스페이스의 또 다른 큰 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점만 있는 곳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 독서실과 같이 소음이 거의 없는 공간에서 집중이 잘 되는 사람이나, 집에서 작업하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할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지 않아도 외로움을 타지 않는 스타일의 사람들 역시 코워킹 스페이스보다는 집이나 소호사무실이 더 알맞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극복해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고 따라서 타겟을 한정하고 타겟 고객에게 맞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오픈한지 6개월이 되고 나서야 처음에 생각했던 코워킹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시도들을 해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더욱 좋은 방향을 찾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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