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네… 오히려 좋아
올해 초 카카오뷰에서 MZ세대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 카카오뷰 에디터Z를 200명이나 모집했다. 카카오뷰 에디터Z가 해야 할 일은 3달간 매주 보드를 3~4개 발행하는 것. 카카오뷰는 에디터가 콘텐츠를 제작할 필요 없이 큐레이션만 하면 되기에 다른 SNS 채널을 운영하는 것보다 품이 적게 든다. 평소에도 다른 분들의 콘텐츠를 통해 영감을 얻어 왔기에 바로 도전했고 우수 에디터로 한차례 뽑히며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매주 3번 이상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2주마다 주어진 주제에 맞는 보드를 발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큐레이션하는 콘텐츠의 제목을 바꿀 수 없어 카카오뷰 보드 제목과 내용으로 콘텐츠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했어야 했다. (이제는 코멘터리 기능이 추가되어 큐레이션하는 콘텐츠마다 내용을 덧붙일 수 있어서 조금 나아졌다.) 또한 개인적인 욕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주제에서 정말 좋은 콘텐츠만 큐레이션 하고 싶으나 적당한 콘텐츠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럴 때는 브런치나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서 큐레이션했다. 내가 제작한 콘텐츠가 홍보된다고 생각하면 좋으나, 카카오뷰 취지에 맞나,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카카오뷰 활동을 하며 입단과 해단 선물도 받고, 온라인으로 레크레이션도 하고 6차례 강의도 들을 수 있었다. 선물은 카카오답게 센스 있고 풍성했다.
강의는 콘텐츠와 브랜딩에 대한 강의 위주였다. 카카오뷰 에디터Z 자체를 2030 세대를 대상으로 모집했기에, 브랜딩에 대해 무지했다면 매우 도움이 됐을 강의들이었다. 특히 귀찮님의 퍼스널 브랜딩 강의는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좋았고, 브랜드 마케터에게 필요한 창의력이란 압도하는 것들 사이에서 나로 남아있을 수 있는 힘이란 생각이 드는 강의였다.
무엇보다 카카오뷰 에디터Z를 하면서 카카오뷰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지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우선 카카오뷰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카카오뷰의 정체성부터 확실히 해야 내 콘텐츠든, 다른 채널의 콘텐츠를 인용하는 의미가 생긴다. 내 채널을 처음 기획했을 때는 브랜드 마케터로서 운영하는 것이나 카카오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일반인이니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공유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운영해보니 일상에서 얻는 브랜딩, 마케팅 영감은 업계 사람이 아니고서야 관심 있을 리 만무했다. 오히려 업계 사람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브랜디드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풀이하는 것이 더 대중적인 콘텐츠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카카오뷰 채널로 유입되는 경로는 보통 카카오뷰 메인이다. 그래서 카카오뷰 보드 하나를 보고, 해당 채널의 친구가 될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 한번 봤던 보드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친구를 하지 않을 것이고 이런 일이 세 번 정도 반복되면 내 보드는 보지도 않고 내 채널만 보고 거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더 좋은 콘텐츠 큐레이션을 하기 위해 카카오뷰 에디터Z 활동이 끝나고 나서야, 채널의 운영방안을 조금 바꿔서 운영해보고자 한다. 앞으로 반응이 어떨지, 지켜봐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