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 레인트리 캠페인으로 살펴보는 업사이클링의 주의점
매일 광고 모니터링을 한다. 올해 상반기가 끝나가는 지금, 소름끼칠 정도로 좋았던 광고는 한두개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평창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라는 빅 이벤트가 2개나 있었기 때문에, 이 이벤트에 편승하는 광고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장마가 시작한 이번주, 드디어 내 마음을 사로잡는 광고가 나왔다.
그럼 잠시 광고보고 오시겠습니다.
평소 네파 광고를 꾸준히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뚱맞아 보일 수 있다. 네파는 16년서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그 동안 네파는 아웃도어의 진정성을 어필하기 위해서 다양한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그 연장선상으로 환경문제를 업사이클링으로 해결하여 친환경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 좋았던 부분은, 친환경적인 메시지를 세련되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레인트리를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일회용 우산커버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면 아무도 듣지 않았을 것이다. 우린 이미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알면서도 안하고 있을 뿐. 그런 우리한테 '일회용품 쓰지 맙시다'라는 말은 잔소리에 불과하다.
이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일회용 우산커버의 대안으로 제시한 레인트리가 조형품으로써 가치가 있다. 일회용 우산커버는 비가 오지 않는 날이면 매장 구석에 숨겨 두는 애물단지 같은 제품이다. 반면에 레인트리는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매장 앞에 서있어도 괜찮은 디자인을 하고 있다. 그 자체로 조형적 가치가 있는 발뮤다 선풍기처럼. 게다가 우리 매장은 친환경적인 것을 지향하는 매장임을 나타낼 수도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웃도어에서 '친환경'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파타고니아란 점이다. 그런데 파타고니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색배색이 좋아서 산다. 혹은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입었기 때문에 산다.
정말 친환경적인 마인드로 파타고니아를 입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다. 네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친환경적인 브랜드인 것을 알았다고 해서 네파를 입진 않는다. 친환경적인데, 네파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좋아야 산다. 레인트리가 조형미가 있어서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설치해두기 좋은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