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미지는 누가 만드는가
허5가 뭐지? 뭔데 믿고 거를까? 허5란 기아 K5 렌터카를 말한다. 그런데 왜 믿고 거를까? 이런 말이 나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K5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차량 디자인도 잘 나오고 주행성능도 괜찮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이 아이러니하게도 양카의 계보를 잇게 했다. 밑에 짤들을 보자.
사실 일반화의 오류일수도 있다. K5는 우리나라에서 꽤 잘 팔린 차다. 많이 팔린만큼 다양한 운전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팩트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꽤 많은 운전자들이 K5가 양카 비율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얌전히 K5를 몰던 운전자마저 괜히 오해를 받고 있다. 선량한 K5 운전자가 이 사실을 안다면 차를 바꿀만 하다. K5는 중고차 거래도 활발하니까. (그래서 더 저렴한 가격에 사고, 또 난폭운전 해버리고... 악순환이긴 하다)
기아 입장에서는 대략 난감하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을 내놨는데 운전자들때문에 양카 소리를 듣다니! 여기서 알 수 있듯, 브랜드는 사업을 이끄는 개인이나 사업 구성원들이서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 또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핵심 고객을 어떤 사람으로 할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핵심고객을 너무 넓게 잡으면 K5처럼 난폭 운전자 때문에 선량한 운전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핵심 고객들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할 수도 있다. 배달의 민족은 이미 핵심고객을 대상으로 '배짱이'라는 팬클럽를 만들었다. 배짱이에 가입하면 배달의 민족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 배민 굿즈들을 선물 받기도 한다. 배짱이들은 자발적으로 배민 굿즈를 인증하고 배달의 민족 이벤트에 진행요원으로 참가하며 신춘문예 심사도 한다. 공식적으로 인증되는 대외활동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점점 배민스럽게 생각하고 말하게 된다.
러쉬는 '젤러쉬'라는 팬클럽을 만들어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스카우터(젤러쉬에 가입한 사람을 부르는 말 | 러쉬 회원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들을 초대해서 비건 푸드를 대접하고 상품을 증정한다. 스카우터들과 함께할 재미있는 친환경 캠페인 기획하고 집행하기도 한다. 추첨을 통한 증정이나 단편적인 이벤트보단 이렇게 충성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인듯하다. 핵심 고객들은 대접 받는 느낌을 받아 브랜드에 더 충성하게 되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핵심 고객들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도 공고히 쌓을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