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관계를 잘 쌓아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본인이 직접 카페를 오픈했다고 생각해보자. 처음 내 가게를 찾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내 가족? 친구? 이런 사람들 말고 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왔을까? 홍보를 엄청 잘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단지 호기심이 많고 도전정신이 뛰어난 사람들이 오는 것일까? 그럼 이 사람들은 뭘 믿고 도전했을까? 왜 호기심이 많을까?
대학생일 때는 나도 이런 사람들이 누구인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혁신 수용 모델을 배우지만 중점적으로 배우는 것은 얼리어답터였다. (심지어 캐즘도 배우지 않고 넘어갔다; | 새로운 기술 및 제품이 대중화되기 직전에 있는 장벽) 교양수업에서 이와 관련된 발표를 하다가 이런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아서 대답을 못해 난처했던 적도 있다. 전체 시장에서 약 3%로 해당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사실 혁신 수용자, 혁신자. 개척자같은 이름보다는 업계 관계자라는 말이 더 맞는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카페를 오픈하면 당연히 지인들이 먼저 찾아오고, 직원 혹은 아르바이트 지인들이 찾아온다. 이 외에 관심을 가질 사람들은 건물주와 근처 카페 사장님들이다. 이 카페가 생겨서 내가 이익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까 확인하거나 경쟁사를 확인하러 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초반 전략이 달라진다.
나는 브런치를 하기 전에 팟티에서 팟캐스트를 개설했었다. 나는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녹음실은 커녕 장비도 하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취한 전략은 '팟티 관계자'를 노리는 것이었다. 팟티에는 매일 팟캐스트를 추천하는 팟티 초이스라는 시스템이 있었다. 내 팟캐스트는 유명하진 않지만 팟티 관계자는 추천목록을 채우기 위해서 확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일주일간 팟티 초이스에 추가되는 방송 목록을 확인했고, 일요일이 가장 추천 방송이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전략적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방송을 업로드했고, 4주만에 팟티 초이스에 오를 수 있었다.
브런치를 하면서도 똑같은 전략을 취했다. '브랜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내 브런치를 구독하겠지만, 이것에만 의존할 수는 없었다. 브런치에도 추천 목록들이 있으니, 브런치 추천 목록에 오르는 것을 목적으로 글을 썼다. 특히 제목과 첫 이미지에 공을 들였다. (요새는 초심을 잃었다..) 이 전략도 들어맞었다. 심지어 내 예상을 넘어섰다. 카카오 채널에 글이 소개되면서 조회수가 20만을 넘어서게 되었다.
이처럼 맨 처음에는 업계 관계자가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하면 관점이 바뀐다. 일단 업계 관계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직원들이 그저 돈이나 벌려고 일하는 곳이라면 발전가능성이 없다.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생각도 안할 것이다. 경쟁사에서 확인하러 왔는데 별 볼일 없는 곳이라 여긴다면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투자받을 가능성도 없을 것이다. 지인들마저 오픈했을 때 한번만 올 뿐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