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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핀 pin insight Jun 13. 2018

통일, 진짜 문제는 경제가 아니다

빅이슈 179호 리뷰

 어제 빅이슈가 있었다. 지금 내가 말하려는 빅이슈는 그 빅이슈와는 좀 다르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다.

빅이슈 179호 41p

 나는 DMZ에 익숙하다. 수색중대 출신이라 군생활의 대부분을 DMZ 안에서 보냈다. 말 그대로 DMZ 안에 있는 GP에서 군생활을 했다. 그 곳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자연이 살아있었다. 그 곳을 걷고 있노라면 아프리카 초원을 탐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군생활을 할 때 DMZ 관련 공모전이 크게 열려서 전화로 (GP내에도 전화기가 있다) 친구들에게 DMZ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그래서일까? 전역할 때쯤엔 '다시 이 곳에 올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냐는 말에 바로 넘어갔던 그 날 | 빅이슈 179호 13p

 그런데 잘하면 내 살아 생전에 다시 GP를 가볼 수 있을지도 모르게 됐다. 어제의 빅이슈로 인해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연일 뉴스에 대서특필되고 많은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대학시절 통일 인식 개선 캠페인도 기획했던 나로써는 참 감회가 새롭다.

악수하기 직전의 남북한 | 빅이슈 179호 32~33p

 멀다고 말하면 안되지만, 과제를 하면서 난 통일이 되려면 멀었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통일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여러 이야기를 해봤지만 결국 '경제 망한다'라는 이야기로 끝나곤 했다. 어떻게 과제를 끝내긴 했지만 과제에 참가한 우리의 인식도 크게 바뀐 것 같지는 않았다.


 경제 망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대부분 이렇다. 통일하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텐데, 그거 다 우리 세금이야. 북한 먹여살리기 싫어. 지금도 우리 잘 사는데 그냥 따로 살면 안됨? 동독과 서독은 통일할 때 경제적 차이가 우리보다 크지 않았는데도 한동안 휘청거렸대. 우린 준비가 안됐어.


 그런데 진짜 경제 망하나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정말 경제적으로 따져봤느냐는 것이다. 물론, 과거 사례에서 배워야 하며 경제적인 문제를 간과하면 안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통일 비용을 언제까지 마련해야 할까'이며 '통일 비용은 얼마나 모아야 하고',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이다. 그 동안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단언컨데 경제적 문제 때문은 아니다.


 결국, 인식의 문제다. 만약 사람들이 정말로 북한을 한민족이라 생각하고, 북한과 통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 저런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통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사회는 결혼도 경제적으로 따져서 시기를 정하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더 심하게는 경제 능력을 보고 상대를 고르기도 한다. 결혼이나 어디까지나 '현실'이고 '나와 관련된'일이기 때문이다. 통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통일을 반대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지금은 통일이 될 것만 같은 분위기와 더불어 기차를 타고 유럽에 갈 수 있다는 환상에 젖어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염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상을 계속해서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금방 현실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는 전문가 및 실무자들이 알아서 잘 해주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통일에 대한 환상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이야기가 계속해서 들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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