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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핀 pin insight Feb 17. 2022

퍼포먼스 마케팅, 이대로 괜찮을까?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을 마케팅은 없을까

 고백하건대, 나는 퍼포먼스 마케팅보다 콘텐츠와 브랜딩에 더 친화적인 마케터다. 그래서 첫 취업도 쉽지 않았고 브랜드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퍼포먼스 마케팅이 효율이 급락하면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대체할 마케팅을 찾는 흐름이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 기회에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배너 클릭률이 낮아졌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A/B테스트를 하며 마케팅을 하는 경우는 이제 거의 기본이 됐다. 하지만 A/B테스트를 하면서 한쪽이 배너 클릭률이 낮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이유를 정확히 말할 수 있는가? 비교를 위해 A/B테스트를 하려면 생각보다 더 많은 조건들을 통제되어야 한다. 시기에 따라 관심을 가지는 것도 다르고 사람들은 맥락에 따라 움직인다. 어제 할인한다는 광고를 본 고객이 구매를 미뤘다가 나중에 구매를 하고자 할 때 할인을 하지 않는다면 다시 구매를 미룰 수 있다. 아예 할인하는 시즌에만 구매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이런 경우 당연히 할인을 소구로 한 광고에만 클릭률이나 구매전환율이 높아질 것이니 테스트 자체가 오염됐다고 봐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할인된 가격에만 매출이 생기는 것이니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미지만 저렴해질 뿐이다.


ROAS 1919%, 광고비 없이 도달수 600만 건!

 전 회사에서 월 최대 ROAS(광고비 대비 매출)는 1919%였고, 포트폴리오 계정은 광고비 투자를 하지도 않는데 게시물 1개가 노출 890만 회, 도달만 600만 건이다. ROAS 1919% 일  월광고비는 고작 11만원이어서 매출액도 고작 2천만원이었다.(물론 이 매출액도 해당 업계에서는 높은 매출로 인정받는다) 노출 890만 회, 도달 600만 건인 게시글광고비를 쓰지 않았으니 엄밀히 말하면 ROAS를 계산할 수 없다. ROAS만 따졌을 때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모든 데이터에는 해석 덧붙여줘야 한다. ROAS가 1919%인 것은 어떤 업계에서는 당연한 수치고, 어떤 업계에서는 아주 높은 수치다. 또한 월 목표 매출이 2억인데 월 매출액이 2천만원에 그쳤다면 ROAS가 1919%여도 그 마케팅은 잘못된 것이다. 운 좋게 광고비를 투자할 생각 없이 브랜딩을 위해 만든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타게 된다면 ROAS는 계산할 수 없지만 당연히 잘한 마케팅일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다른 KPI를 잡아야겠지만) 마케팅을  때는 항상 목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케팅 의사 결정 기준이 그 브랜드를 말해준다

 투자 대비 효율을 안 따질 마케터와 의사결정권자는 없을 것 같다만, 그렇다면 적자만 기록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마케팅을  때도 ROAS 외에 다른 판단기준이 필요하다. 이 판단기준으로 전에 소개한 ROI도 좋고, 브랜드를  나타낼  있는 가이드가 있으면  좋다. 마케팅 효과는 당장 나타나는 것도 있지만 서서히 나타나는 것도 있고, 처음에는 반응이 좋지 않다가도 꾸준히 하다 보면 오래 한 것 자체로 마케팅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이제는 콘텐츠가 역주행도 할 수 있는 환경이지 않은가! 그래서 제일 좋은 판단 기준은 마케팅한 내용들을 아카이빙 하여 전시할  있을까? 고민해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마케팅관점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 미국에서 했었던 마케팅 사례 하나가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마케팅 캠페인은 그저 면도하는 과정을 하루하루 벽화가들이 그리는 뿐이다. 아이디어가 기발하지만 더 중요한 포인트벽화가들이 고층 빌딩에 매달려 벽화를 그리는 것 자체가 눈길을 사로잡는 포인트가 된다는 점이다. 만약 저 이미지를 디지털로 표현했거나, 로봇이 자동으로 그렸다면 이만큼 눈길이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저 커다란 빌딩에서, 저렇게 커다란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가 경외롭게 느껴진다. 이런 마케팅은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기기가 발전하고 자동화될지라도 신기할 것이다. 사람은 사람이 하는 것에  감동을 느낀다. 이런 판단 기준을 세우고 마케팅하는 브랜드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걸 어떻게 ROAS로 계산하니~ 구매전환을 어떻게 책정하니~ 하는 문제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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