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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레옹이 Mar 19. 2022

진짜 럭셔리

럭셔리의 끝에서 사랑을 만나다

프랑스인들은 ‘도를 넘어선, 지나친 럭셔리는 더 이상 진정한 가치의 럭셔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럭셔리의 개념은 어떤 실루엣으로 자리하고 있을까? 럭셔리 슈즈, 럭셔리 백, 럭셔리 카, 럭셔리 별장, 럭셔리 레스토랑, 럭셔리 크루즈,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이렇게 모든 명사 앞에 붙어서는 어느새 가장 트렌디한 수식어가 돼버린 ‘럭셔리’라는 단어가 이제는 그 본연의 의미를 상실해 버릴 것만 같다.


나에게 있어 럭셔리함의 정의는 적어도 고급진 원단의 조르지오 아르마니 슈트나 희귀한 레이블의 한정판 와인 또는 특권계급에 한정된 부티크 호텔 멤버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럭셔리함이란 스스로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있고, 또 어떻게 하면 그것을 가질 수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럭셔리한 콤팩트 자동차’를 타는 것 자체만으로는 진정한 럭셔리라 말할 수 없지만, 짜증 나는 교통 체증 속에서 신선한 샌드위치와 소다수 한 병을 당신의 자동차 운전석으로 배달해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핸드폰 단축키 안에 입력돼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내가 말하는 럭셔리함에 제법 가까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럭셔리와 쇼핑을 향한 당신의 개인적 욕망에의 심사숙고를 돕자미션으로 출발한 <매거진 A(가칭)> 쇼폴로지(168페이지) 칼럼. 이번 달에는 오히려 중년의 나이를 무기로 엄청난 개런티를 자랑하며 명품 광고 캠페인에 속속 등장, 명실공히 21세기 쇼핑의 로열패밀리, 나우(N.O.W)족을 탄생시킨 새로운 감각의 나이  여자들(New Older Women) 이야기한다. 사실 엄청난  광고 개런티 액수가 아니다(솔직히 엄청난 액수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보톡스의 능력을 넘어선 그녀들의 개성과 카리스마, 그리고 믿을  없이 강력한 소비파워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식의 건강하기 짝이 없는 일차원적 소통방식이 아닌, 살아온 날들의 품위를 말해주는 눈가의 주름과 더불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소비를 하는, 나이  그녀들의 충분히 눈부신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리고, 언제나 시각적인 호사를 서비스하는 <매거진 A(가칭)>의 스페셜 화보 섹션(174페이지). 우리는 여기에 그리스 여신들의 농염한 자태와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유혹, 나른한 푸켓 리조트 라운지에서의 선데이 브런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호사스러운 액세서리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함께 개인적인 정의의 럭셔리함에 명상할 수 있는 매우 주목할 만한 명품 아이템들을 조심스럽게 검거해 놓았다.


3월, 인자함으로 가득한 이 계절, 세상 모든 럭셔리한 것을 진정으로 품기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얼까? 바로 사랑을 나누는 것 아닐까? 가족, 친구, 연인을 넘어서 길거리 유기견, 주차장 길고양이, 살찐 비둘기, 나무와 들풀, 비 온 뒤 만나는 지렁이까지... 존재하는 모든 것과의 사랑! 이 세상에 ‘사랑이라는 의미 있는 선물을 주고받는 방법을 아는 것’ 보다 더 럭셔리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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