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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나 Pina Jul 20. 2020

정리의 시작, 무엇을 버릴까요

 무엇을 버려야 할지 막막하다면

 정리 수업을 진행했을 때 본론인 정리 방법을 이야기 하기 전 가장 강조했던 것이 있다. 지금도 정리를 이야기할 때 내가 가진 방법이나 노하우를 전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바로 ‘버리는 일’이다. 단기간에 절대 될 수 없는 정리를 장기적인 과정이나 습관으로 접근했을 때 그 방법들은 직접 해보면서 쌓아가는 측면이 크지만, 정리를 하는 순간마다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은 그보다 더 잦은 물건 버리기였다.


  ‘하루에 1개씩 버리기’나 ‘추억의 물건 사진 찍고 버리기’ 등의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버리는 행위의 중요성은 누군가에게도 상당히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버리기를 시작할 때 무엇을 버려야 할지 막막한 것이 사실. 아래는 무엇부터 버릴지 물을 때 내가 나름대로 찾아보고 직접 버려보기도 했던 물건들을 유형별로 모은 것이다. 또한 실제 수업에서 소개했던 것들이기도 하다.



 1. 일회용, 테이크아웃 포장용기


 음식을 사 먹는 일이 꽤 있는 사람으로서 가끔 너무 쓸만하고 탄탄하다 느끼는 포장 용기들을 만날 때가 있다. 나중에 여기 샐러드를 넣어 서울숲을 가겠다, 한강을 가겠다며 재사용 각을 재보지만 한 번도 성공한 일이 없다. 귀찮아서 사 먹는 사람이 음식을 준비한다니, 내가 나를 과대평가했던 것 같다. 주변에도 배달음식, 테이크아웃 죽 용기 등 온갖 용기를 쌓아두고 있지 않은지 물어보며 버리라고 말하고 있다.


 2. 실은 잘 사용하지 않는 문구류


 사용 안 하는 펜이나 너무 많은 노트를 쟁여두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것. 그중 안 나오는 펜, 어쩌다 주워온 문구들, 몇 장 쓰다 그만둔 노트나 스케줄러 등 안 쓰는 것들을 꽤 많이 발견하게 된다. 내 경우 버린 것도 많지만 쓰다만 노트를 과감히 버릴 만큼 독해지진 못해서 있는 것을 다 쓸 때까지 사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어버렸다. 마지막으로 새 노트를 산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날 정도. 낭비를 막겠다는 것도 있지만 예쁘고 멋진 노트들에 대한 물욕이 어느새 무뎌진 것 같기도 하다.


 3. 1년 이상 안 쓴 화장품, 스킨케어 제품


 그다지 좋은 걸 느끼지 못하겠다거나 세일 때 충동구매 했던 것들, 잘 쓰게 되지 않는 색조화장품 등이 1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보면 역시 버려야 할 것들이 나온다. 원래 관심도 적었지만 가끔 마스카라 정도만 사용하고, 립 제품도 립밤 외에 마음에 드는 컬러 두 개만 쓰는 요즘(블러셔도 립스틱으로) 화장품의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 피부에 좋은 ‘획기적인 무언가’에 대한 기대치는 줄었고. 샀거나 누군가의 선물로 생긴 것은 좋든 안좋든 써서 없애는 중.


 4. 증정 굿즈 혹은 별 생각 없이 받아온 기념품


 책을 사면 따라오는 굿즈, 전시 브로셔, 말고도 다양한 경로로 들어온 텀블러, 컵, 펜 등등. 이렇게 내 취향이나 의사에 상관없이 들어온 것들은 바로, 혹은 정기적으로 버리는 편이다. 이 얘길 주변에 했더니 냉정한 사람(!)이라는 평을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애초에 버릴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굿즈는 받지 않고, 브로셔는 가져오지 않아서 내 손에 들어오지 않게 한다.



이 친구는 데려오길 잘했어요.



5. 애정이 가지 않는, 먼지 쌓인 홈데코 장식들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버리니 만족도가 참 높았던 것들. 공간을 꾸미겠다며 샀지만 결국엔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고, 먼지만 쌓여가는 그런 홈데코 아이템들이 있다. 많은 것들이 그랬지만 나에겐 조명이 대표적. 테이블 조명은 건전지가 너무 빨리 소모돼 자주 켜지 않았고, 장스탠드는 방 안의 콘센트 위치가 애매해 전원을 끄러 일어나기가 너무 귀찮았다. 애초에 생각 없이 산 탓이 컸다. 나중에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고, 실용성도 괜찮다면 그때 사고 싶다.



 이외에도 필요가 없어진 것, 낡은 어떤 것이라면 당연히 버려야 할 물건에 해당한다. 혹 버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만 유독 망설여지는 물건이 있다면 일정 기간 눈이 닿지 않는 곳에 두고 그동안 찾지 않았는지 확인 작업을 거쳐보는 것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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