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무너지는 브랜드들
PINCH.POINT
이 브랜드가 뭘 하는 브랜드인지 잘 모르겠어요.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혹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으로서 저런 생각이 든적이 있는가?
저 문장에서 필자는 브랜딩의 가장 치명적인 함정이 보였다.
모든 것을 담으려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브랜드.
풍성함을 추구하다 오히려 메시지가 흐려진 브랜드.
데이터가 말하고 있다. 브랜드가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때 70%가 실패한다는 충격적인 현실. 그리고 너무 많은 제품군을 운영하면 고객은 헷갈리고 회사는 돈만 더 든다는 McKinsey의 분석까지.
브랜드도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번 포스팅 했던, 품목이 너무 많아 정체성의 혼란을 일으킨 동네 카페 사례처럼, 왜 이렇게 많은 브랜드들이 '하나 더, 또 하나 더'를 외치고 있을까?
아마도 이런 심리일 것이다:
"고객들이 다양한 걸 원하니까, 우리도 다양하게 준비해야지."
"이것만으로는 매출이 부족하니까, 저것도 추가해야지."
"경쟁사가 하는 건 우리도 해야지."
그렇게 브랜드는 살이 찐다. 메뉴가 늘어나고, 서비스가 추가되고, 제품군이 확장된다. 언뜻 보면 풍성해 보이지만, 정작 그 브랜드의 정체성은 희미해진다.
최고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전체 사업 영역의 13%에서 75%의 성장을 이뤄낸다는 McKinsey의 데이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저성과 기업들은 33%의 사업 영역이 필요했다. 집중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수치다.
숫자는 냉정하다.
제품 종류(SKU)를 정리하면 매출 성장률을 2-5% 포인트 높이고 마진을 1-4% 개선할 수 있다.(Bain & Company, 2025)
소비자들은 실패한 신제품을 통해 원래 브랜드 전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2024)
한 뷰티 회사는 불필요한 제품들을 정리하고 핵심 라인에 집중한 결과, 마진과 비용을 10% 이상 개선했다.(McKinsey, 2020)
하나 더 추가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것까지 해칠 수 있다는 뜻이다.
빼기의 미학이 얼마나 강력한지 증명하는 사례다.
브랜드의 복잡성은 결국 소비자의 혼란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계속 높아지는데, 불편함에 대한 관용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McKinsey의 2025 소비자 트렌드 보고서. 이런 시대에 복잡한 브랜드는 더욱 불리하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명확한 가치 제안을 원한다는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브랜드가 '무엇을 하는지' 명확히 알고 싶어한다.
몇 가지를 잘하는 브랜드 vs. 많은 것을 어중간하게 하는 브랜드
소비자의 선택은 명백하다.
애플은 이 법칙의 완벽한 증명이다. 수백 개의 제품군을 정리하고 핵심 몇 개에만 집중했을 때, 브랜드 가치 5,166억 달러로 세계 1위에 올랐다.(자체 AI모델 이슈는 우선 별개로 두자.)
반대로 브랜드 확장에 실패한 사례도 많다. 치약 브랜드 콜게이트의 냉동식품 진출,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의 향수 사업처럼 말이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확장은 결국 실패로 끝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브랜드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할까?
첫째,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재정의하라.
당신의 브랜드가 정말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이 당신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둘째, 80-20 법칙을 적용하라.
상위 기업들은 사업의 13%에서 성장의 75%를 만들어낸다는 데이터를 기억하자. 매출의 80%를 만드는 20%의 요소에 집중하라.
셋째, 소비자 관점에서 검증하라.
각각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브랜드 정체성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혼란을 가중시키는가?
PINCH가 추구하는 건 '조율'이다. 브랜드의 모든 요소가 같은 결로 이어지도록 세밀하게 맞춰가는 것.
그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건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애착이 있는 제품, 나름의 수익을 내는 서비스, 혹시 모를 기회를 위한 사업들. 하지만 때로는 과감한 정리가 필요하다.
소비자 중심의 접근으로 복잡성을 줄여야 한다는 Bain의 조언처럼,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복잡함은 과감히 덜어내야 한다. 브랜딩에서 가장 어려운 건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다.
모든 것을 담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정말 중요한 몇 가지에만 집중하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브랜드가 강해지는 유일한 길이다.
브랜드 확장의 70%가 실패한다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묻는다.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얼마나 살이 쪘는가?
살을 빼면 근육이 보인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낼 때, 그 브랜드만의 고유한 강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2025년은 브랜드 다이어트의 해가 될 것이다.
살아남을 브랜드는 무엇을 버릴지 아는 브랜드다.
P.S. 혹시 당신의 브랜드도 지금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어서 정작 무엇을 하는 브랜드인지 모르겠다면? PINCH.와 함께 그 불필요한 살을 빼보자. 결정적인 순간, 결정적인 한 끗을 위해서.
PINCH. Director K
Director K는 유연한 사고와 깊은 공감력으로 사람과 브랜드 사이의 미묘한 접점을 포착하고,
그 본질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스토리텔러입니다.
출처
The brandgym 웹사이트
McKinsey "Fighting portfolio complexity" (2017)
Bain & Company "Consumer Products Report 2025"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2024년 연구)
McKinsey "Mastering complexity with the consumer-first product portfolio" (2020)
McKinsey "State of the Consumer 2025"
Statista "Most valuable brands worldwide 2024"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