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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e Aug 22. 2019

1. 들어가며

6.25전쟁 70주년을 맞으며

나는 탈북자다. 북한에서 태어났지만 그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것이 나의 정체성이다. 그런 나에게는 항상 마음의 빚이 있다. 그것은 한민족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내가 북한출신이기 때문에 갖는 죄스러움과 송구함이다. 그리고 그 마음의 빚은 바로 북한이 적화통일을 위해 1950년 6월 25일에 감행한 “6.25 남침전쟁”으로 인한 원죄이다. 


동족을 반대하는 침략전쟁을 일으킴으로 해서 북한은 천추에 용납 못할 반민족적 범죄를 저질렀다. 김일성은 민족 앞에 절대로 저질러서는 안 될 원죄를 지은 원흉이다. 그리고 그 침략전쟁으로 인해 장기화된 민족분단의 비극과 동족반목, 대결과 질시의 역사가 이제 70년을 마주하려 하고 있다.



6.25 남침전쟁은 김일성의 적화통일 야망 때문에 일어났지만 결과적으로 남북통일은 고사하고 통일을 더 요원하게 만든 전쟁이었다. 물론 남북분단의 요인은 여러 가지이다. 열강들의 첨예한 지정학적 이해관계와 당시 한반도를 식민 지배했던 일본의 3국 동맹 가담, 태평양전쟁 도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당시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의 남과 북에 진주했던 강대국의 군대, 그들의 지원 속에 첨예하게 대립했던 좌, 우 양 진영의 갈등구조에도 기인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날 남북분단의 장기화, 고착화와 남북한의 뿌리 깊은 증오, 갈등의 근원은 6.25남침전쟁에 있다. 한반도가 분단 된지 74년, 동서독이 통일 된 때로부터 29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남북한이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은 6.25남침전쟁의 상흔이 너무도 가슴속 깊이 뼈에 사무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슬프게도 이런 한반도에서, 그것도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북한에서 태어나 자라 지금은 남쪽에 살고 있는 한 많고 사연 많은 북쪽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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