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이미 철이 지난 이야기
깊은 것은 내가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네 시선이었음을.
너는 한 사람의 깊이를 깊게 만드는 재주가 있고
마음 한 가닥 쿵, 하고 깊이 가라앉도록
요술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따듯한 것은 내가 아니라 이미 스쳐간 네 품이었음을,
나는, 아니 우리는 누구나 다, 몰랐다.
너를 말할 때의 나는 장미향 보다 깊은 내음을 느끼고
너를 그리워하는 나의 목에는 가시가 돋는다
나는 한 송이 꽃처럼 이 한 순간을 지내고 있음을
낙엽이 떨어지는 이 계절을
너를 그리워하는 이 마음으로 보내고 있다고,
멀리 떨어져 있는 너에게
보내고 싶은 편지에
한 줄 두 줄 가지런히 적는다.
이글들은 허구이다.
이곳에 쓰인 단어는 허구이다.
문장 사이에 공백의 쉼은 허상이며 모든 단어는 가볍고 가파르게 쓰인 것이다.
이 글들은 나의 꿈같은 세계에 기인하고, 꿈은 기억에서 언제든 사라질 것이기에 꿈을 붙잡아 놓은 이 글들은 형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볍게 쓰기를 원한다.
내 손마디를 떠난 글은 언제든 사라질 것이기에.
2015. 1. 28
인스타그램 pin_elephant
Nikon D200 | Sony A7 | Rollei35 | 서정적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