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열린 날, 마음을 여는 날

by 비움과 채움

오늘은 개천절입니다. 해마다 달력에 붉은 글씨로 새겨져 있어도 어느새 익숙함 속에 스며들어, 그저 하루 쉬는 날로만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이름을 곱씹어보면, 이 날은 결코 건성으로 맞이해서는 안 될 깊은 뜻을 품고 있습니다.


개천절은 1949년에 국경일로 제정되었습니다.

단군께서 최초의 민족국가인 고조선을 세우신 날을 기념하기 위함입니다.

하늘이 열렸다’는 말속에는 새로운 시작과 더 큰 품의 세상이 열렸음을 담고 있습니다.

홍익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가르침은 단순한 건국의 구호가 아니라, 우리 민족이 지켜야 할 정신의 근본입니다.

나와 타인을 넘어 모두가 함께 번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이상이 그 속에 담겨 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이 뜻을 잊은 채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 묻혀 살 때가 많았습니다.

태극기를 걸면서도 그저 의례처럼 느껴지고, 개천절 노래조차 기억 저편으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 날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나라를 세운 것은 한 분의 위대한 힘만이 아니었습니다.

한민족 모두의 뿌리와 얼이 모여 하나의 씨앗을 틔운 날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태극기를 정성껏 달아 올리고, 아이들에게 이 날의 의미를 전하며, 조용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

단군 성전을 직접 참배하지 못하더라도, 어린 시절 불렀던 개천절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음속으로 국조를 기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개천절은 결국 ‘열린 하늘’을 통해 우리 자신에게 묻는 날입니다.

저는 지금 나만의 이익을 좇는 삶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세상을 조금이라도 이롭게 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답하며 마음을 새롭게 열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날을 기리는 가장 온전한 예일 것입니다.


오늘, 다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4천여 년 전 그날처럼, 오늘도 이 땅 위에 하늘은 열려 있고, 새로운 뜻을 세울 수 있는 마음의 문도 열려 있습니다.

그것이 개천절이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가장 큰 선물일 것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조용한 10월 1일, 국군의 날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