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출발, 태국 치앙망에 도착하다
오후 5시, 공항에서 티케팅과 로밍을 마친 뒤 출국심사를 통과했다. 면세 구역에 들어서자마자 사전 주문한 면세품을 수령하고, 마티나 라운지로 향했다. 입장 대기 줄이 꽤 길었지만, 20여 분 기다린 끝에 자리를 잡았다. 셀러드, 과일, 비빔밥, 튀김 등 비행 전 요기를 할 수 있는 세미 뷔페 서비스를 갖춘 소프트한 뷔페 음식들과 간단한 간식이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섰건만, 푸짐히 담아 온 음식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레드와인 한 잔을 곁들여 안주거리까지 챙기니, 기분이 더욱 고조된다. 창밖엔 빗방울이 떨어지고, 그 분위기마저 낭만적이다.
이번 여행은 특별하다. 딸과는 여행을 다녔지만, 아들과는 첫 동행이다. 함께 떠나고 싶은 곳이 많았으나 늘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쉬웠다. 이번엔 드디어, 둘 모두 휴가를 낼 수 있었기에 함께 하게 되었다.
여해멉을 하며 늘 손님들을 챙기던 습관이 배어서인지, 자꾸만 주위를 두리번거려진다. 그러다 아이들이 눈앞에 앉아 있는 걸 보고 긴장감이 풀어졌다. 오늘은 내가 인솔자가 아니라 자유로운 여행자라는 것을.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을 들이키자, 마음이 편안해지며 쓴맛마저도 달콤하게 느껴졌다.
게이트로 향하는 발걸음도 한없이 가볍다. 인원 체크도, 질문 공세도, 책임도 없다. 오늘은 나를 위한 여행이다. 보딩 후 좌석에 앉으니 익숙한 담요와 방석이 자리를 맞이했다. 이번에 이용히는 항공은 대한항공 에어버스 A321-neo기종이다.
좌석수 188석, 만석이다.
이 기종은 의자에 장착된 모니터가 없고, 기내 와이파이로 스마트폰을 연결해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개인 이어폰이 필요하다는 안내가 예매 시 미리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비행기는 정시에 이륙했다. 난기류가 잦아 기체가 자주 흔들렸고, 안내 멘트도 잦았다. 그럼에도 비행은 순조롭게 이어졌고, 곧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닭고기 메뉴에 레드와인, 토마토주스, 맥주 한 캔까지 곁들였다. 라운지에서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게눈 감추듯 식사를 해치웠다.
예전 여행 중 외국인 여행객에게 배운 ‘레드와인 + 토마토주스’ 조합을 떠올렸다. 와인을 한 모금 머금고, 그 풍미가 입안에 퍼졌을 때 토마토주스를 더하면 묘하게 조화로운 맛이 났다. 손님들에게도 종종 추천하면 모두가 만족스러워했던 강추 레시피였다.
와인 한 잔이 몸을 따뜻하게 데운다. 긴장감 없는 자유로움이 와인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서 좋고, 누구의 질문도 받지 않아도 되는 이 편안함. 예전 같으면 지루함을 호소하던 손님들로 정신없었겠지만, 오늘은 그저 조용하고 온전한 내 시간을 즐긴다.
맥주로 입가심한 뒤, 눈을 감았다. 도착을 알리는 기내방송에 눈을 뜨면 태국의 치앙마일것이다.
약 5시간 50분간의 비행 끝에 우리는 밤 11시에 태국 치앙마이 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한국보다 2시간 느린 시차 덕분에 두 시간 젊어져 있을것이다. 공항에선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할것이고, 자정을 넘겨 도착하면 체크인 후 룸에 들어가, 짐을 풀고 곧장 침대에 몸을 던지면, 어느새 잠에 빠져들겠지.
태국에서의 첫날밤. 과연 어떤 꿈을 꾸게 될까? 그렇게, 여행 첫날의 시간은 고요하고도 찬란하게 저물고 이튿날을 맞이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