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항버스에서 시작된 중국행

by 비움과 채움

오랜만에 새벽 공항버스에 올랐다.

잔잔한 도시 불빛이 뒤로 흘러가고, 차창 밖엔 아직 밤과 새벽이 뒤섞인 푸른 기운이 맴돈다.

몇 년 만의 중국 나들이다.

오랜만의 나들이라 가슴이 두근거린다.


문득 20여 년 전, 중국 바람이 불어 하루가 멀다 하고 중국을 오가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세월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갔다.

그때 나는 중국의 도시들을 쉼 없이 누비며 수없이 많은 해프닝과 에피소드를 겪었다.

쌓고 쌓으면 책 한 권이 아니라 산 하나가 될 만큼 이야기들이 내 안에 남아 있다.


중국은 언제나 볼거리가 넘쳐나는 나라였다.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축복을 동시에 받은 넓고 크고 깊은 땅이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표정으로 반겨주었던 그 중국으로, 이번에는 여행이 아니라 결혼식 하객으로 간다.


예전 중국 여행길에 도심을 스쳐 지나가던 고급 승용차 행렬을 본 적이 있다.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수십 대의 차량이 길게 줄을 이루던 중국식 결혼식.

그 화려함과 스케일에 감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결혼식에 이번엔 ‘초대된 손님’으로 나선다는 사실이, 새삼 나를 들뜨게 만든다.


공항에 다다르자 실감이 조금씩 난다.

수속을 마치고 보딩 브리지에 서면, 마음은 이미 중국 선양 땅을 먼저 밟고 있을 것 같다.

“어서 오라”라고 몸도 재촉하고, 가슴은 한 발 앞서 상공을 날아간다.


오랜만의 중국 방문, 그리고 특별한 결혼식.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 여정이 어떤 순간을 선물해 줄지,

새벽 공항버스의 흔들림 속에서 조용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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