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중, 화려한 꽃장식으로 수놓은 고급 승용차 수십 대가 도로를 가득 메우던 장관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문득 궁금했다.
‘저런 행렬이 이어지는 그들의 결혼식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요령성 지역에서 직접 하객으로 참여한 이번 결혼식은, 그때의 궁금증을 단숨에 풀어주는 일종의 문화 탐방과도 같았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그들에겐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온 풍습과 의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육례(六礼)에서 맞이혼(迎亲)까지 — 중국식 예식 절차의 깊이
우선 중국식 결혼식에는 ‘육례(六礼)’라는 고유한 절차가 있다.
정식 청혼과 혼약, 길일 선택, 예물 교환 등 예식의 모든 과정이 전통적 의미와 예법을 담고 이어진다.
신부를 맞이하러 가는 ‘영친(迎亲)’ 역시 인상적이었다.
고급 승용차 행렬이 신부 집 앞으로 길게 주차되고, 꽃장식과 붉은 리본, 흥겨운 음악이 어우러져 작은 퍼레이드를 방불케 한다.
붉은색을 길상으로 여기는 중국 문화 특성상, 완연한 붉은빛이 예식장 안팎을 물들였다.
신부가 입은 전통 혼례복 ‘콰(褂)’의 섬세한 자수는 한 땀 한 땀 복과 길함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듯했다.
지참금을 주고받는 풍습, 신랑과 신부 가족 간의 예를 갖추는 모습 등에서
‘결혼은 두 사람의 일이면서 동시에 두 집안의 결합’이라는 중국의 전통 가치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융숭한 대접과 넘쳐나는 음식 — 대륙의 스케일을 느끼다
하객으로서 가장 놀란 부분은 대접의 스케일이었다.
예식장 테이블마다 수십 가지 요리가 한 번에 차려지고, 크기와 모양, 풍미와 색감까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전복, 해산물, 고급 육류, 그리고 지역 특산 요리까지 ‘푸짐하다’를 넘어 ‘넘쳐난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하객 대부분이 음식을 즐기며 자유롭게 담배까지 피우는 모습은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었다.
처음엔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이 또한 문화의 차이이자 그들만의 결혼식 풍경일 뿐이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고급 승용차에 하객들이 함께 탑승해 이동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결혼식이 ‘두 사람의 날’이면서 동시에 ‘모두의 축제’가 되는 느낌.
대륙 특유의 여유와 호탕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문화의 차이 속에서 떠오른 질문들
식의 웅장함을 보며 잠시 생각이 머물렀다.
‘그렇다면 돈이 부족한 사람들의 결혼식은 어떻게 치를까?’
이 화려함 뒤에는 중국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생각을 내려놓게 한 것은
눈앞에서 웃고 있는 신랑 신부의 모습이었다.
전통과 현대, 화려함과 소박함, 장식과 진심이 뒤섞여
하나의 새로운 시작을 밝혀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출발을 축복하며
요령성의 결혼식은
내게 문화적 호기심을 풀어준 경험이자
삶의 다양성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시간이었다.
풍습은 다르고, 방식은 다르며, 결혼을 둘러싼 관습 역시 국가마다 천차만별이지만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만큼은 어디를 가도 같다는 사실을 느꼈다.
산랑과 신부가 걸어가는 새로운 길 위에
붉은색처럼 선명한 행복과,
고급 꽃장식처럼 풍요로운 사랑이
차곡차곡 쌓이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들의 백년해로를 바라며
대륙의 한복판에서 나 또한 조용히 축복의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