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 풍경을 보면
다시금 마스크 낀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걸 느낍니다.
뉴스에서는 독감 유행주의보가 내려졌다 하고,
예년보다 빠른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다 하니
자연스레 마음 한구석이 조심스레 움츠러듭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환자가 급증했다는 말에
어디선가 들렸던 기침 소리가
괜히 더 크게 들리기도 합니다.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왔던 기억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탓이겠지요.
그 시절, 우리는 전염병의 실시간 중계를 보며
흔들리고 불안해했고,
여러 계절을 마스크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대중교통에서 누군가 기침만 해도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긴장하는 모습이 새삼 낯설지 않습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에도 놀란다’는 말이 이토록 현실적이었던 적이 또 있었을까요.
저 역시 지난달 독감 예방접종을 받긴 했지만
남 일처럼 느껴지다가도
문득문득 세심한 신경이 켜집니다.
마스크를 챙겨 쓰고, 손을 씻으며
어느덧 몸에 밴 작은 습관들이
요즘 같은 시기엔 더 유효한 방패처럼 느껴집니다.
독감아,
부디 이번엔 몽니를 부리지 말아 다오.
조용히 찾아왔다가
잠시 흔적만 남기고 지나갔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다시
그 혼란스러운 시절을 중계하며 살지는 않기를,
기침 한 번에 온 마음이 움츠러드는 날이
얼른 지나가기를 바란다.
감기 한 번 앓을 때마다
몸의 소중함을 되새기듯,
이번 작은 긴장도
서로를 배려하고 건강을 챙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부디 올해의 독감 넌
그저 가벼운 손님처럼 다녀가기를,
모든 이들의 일상과 마음이
평온하게 이어지기를
조용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