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의 첫 아침식사

쌀국수 한 그릇에 담긴 행복

by 비움과 채움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확 밀려드는 후텁지근한 공기.

상쾌함보단 들큰한 습기가 먼저 피부를 감싼다.

연평균 27도,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를 가진 이곳 태국에서는 이런 아침이 낯설지 않다. 오히려 익숙하다.


아침은 쌀국수로 정해두었기에,

호텔 가까이에 있는 꽤 유명하다는 식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태국은 아침을 밖에서 해결하는 문화가 깊다.

길거리 포장마차마다 찰밥(카오니여우)과 돼지고기 꼬치구이(무뺑)를 즐기는 현지인들이 분주하게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식당 메뉴판을 펼치니 온갖 쌀국수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팟타이처럼 볶아내는 쌀국수, 선지를 넣은 꾸아이띠아오 같은 국물 쌀국수 등 이 나라의 쌀국수는 정말 다양하고 깊다.


우리는 한 그릇으로 만족할 수 없어 여러 종류를 시켰다. 비교도 하고, 즐기기도 위해서다.

음식이 나오자, 고수를 넣고, 특제 소스를 뿌려 젓가락으로 휘적이며 국물부터 한 입.


으음~!!

감칠맛이 입안을 맴돌며 여운을 남긴다.

익숙한 듯 낯선 맛, 미각을 흔드는 묘한 매력의 맛이다.


소님들이 밀려들어온다.

손님 중 절반은 한국인이다.

딸아이 말로는 블로그를 통해 이 식당을 찾았단다.

요즘은 SNS와 블로그를 통해 소문이 나면 금세 ‘맛집’ 타이틀이 붙는다.

뮈니뮈니해도 맛집이란 '진짜 맛'으로 승부한다.


수차례 태국을 방문했지만,

이렇게 깔끔하고 깊이 있는 맛은 처음이다.

국물 한 모금에도 깊은 맛이 느껴진다.

정보 하나가 여행의 질을 얼마나 바꿔놓는지,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커피향이 은은하게 배인 밀크티 한 잔이 뒷맛을 돋구운다.

입안이 개운하다.

기분도, 속도 다 흐뭇하다.


태국에서의 첫 식사, 별 다섯 개 만점이다.


식당을 나서자,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얼굴을 때리는 빗방울,그마저도 싫지 않다.

이 비 또한, 이국의 아침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것 같아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밤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