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걷다가 전봇대에 붙은 전단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흰 종이 위에 크레용으로 삐뚤삐뚤 적힌 글씨, 그리고 몰티즈 한 마리의 사진.
아이의 손길이 그대로 느껴지는 글씨였다.
“강아지를 찾아주세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할머니 한 분이 어린 손녀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한 손에는 전단지가 들려 있었고, 다른 손에는 풀통이 들려 있었다.
할머니는 건물 벽면에, 전봇대에 조심스럽게 전단지를 붙이고 계셨다.
손녀는 말없이 옆에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단지를 다시 보았다.
사진 속 몰티즈는 작고 단정한 털을 지니고 있었고, 무엇보다 눈망울이 유난히 또렷했다.
금방이라도 사진 속에서 튀어나와 주인을 향해 달려갈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할머니께서는 묻지도 않았는데 이야기를 꺼내셨다.
손녀가 편의점에 강아지를 안고 갔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주변을 모두 찾아보았지만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고, 집에 돌아온 손녀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고 했다.
가족들이 모두 나서서 찾고 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고 했다.
강아지가 붙임성이 좋아 사람을 잘 따른다며, 아마 누군가를 따라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셨다.
옆에 서 있던 아이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얼굴이었다.
할머니는 괜찮다며, 곧 찾을 거라며 아이를 다독이고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말했다.
“네가 붙인 안내문을 보고 연락이 올 거야. 초코도 네가 찾으러 오는 걸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아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초코가 불쌍해요. 정말 저를 찾고 있을 거예요.”
그 말에는 어린 마음이 담을 수 있는 가장 큰 애절함이 담겨 있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은 비슷하다고 한다.
외로움을 덜고, 정서적인 안정을 얻고, 조건 없는 사랑을 주고받는 관계.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고, 때로는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반려동물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털어놓고, 아무 조건 없이 곁에 있어 주는 존재.
아이에게 반려견은 단순한 동물을 넘어, 비밀을 나누는 단짝 친구이자 마음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들었다.
한편, 아이들에게는 반려동물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또래 관계나 인간관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균형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도, 반려동물과의 교감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마음이 자란다면, 그것은 분명 우리 사회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전봇대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다시 바라보았다.
사진 속 몰티즈의 눈이 유난히 또렷하게 보였다.
어쩐지 그 눈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주인을 찾고 있을 것만 같았다.
할머니와 손녀는 다음 골목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작은 손을 꼭 잡은 두 사람의 뒷모습이 유난히 작아 보였다.
부디 그 아이의 품으로 초코가 다시 돌아오기를,
그리고 그 작은 마음이 다시 웃음을 되찾기를 조용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