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올려다본 목련나무에
촛불 전구를 매달아 놓은 듯
오 통통한 꽃망울들이
봄빛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아직 피지 않았지만
곧 터질 것을 알리는 둥근 봉오리들,
조용히 숨을 고르며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 꽃망울들은
얼마나 오래 참고 있었을까.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눈비를 맞고
밤의 서리를 견디며
때를 기다렸을 것입니다.
하루의 시간이 흐르고
퇴근길에 다시 바라본 목련나무는
이미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얀 꽃잎들이
일제히 문을 열고
나무 전체가 환하게 밝혀졌습니다.
아침의 봉오리는
촛불 전구 같았는데
저녁의 목련은
환하게 켜진 샹들리에 같았습니다.
저리 피고 싶어
어찌 그리 오래 참았을까.
자랑하고 싶어
어이 그리 기다렸을까.
사람들의 눈길을 의식이라도 한 듯
더 곱게 단장하고
더 아름답게 꾸민 모습이
환하게 드러났습니다.
목련은 피는 순간
망설임이 없습니다.
주저함도 없습니다.
한 번에 열고
한 번에 밝히고
한 번에 봄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더 눈부시고
그래서 더 애틋합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
아무리 고운 꽃도
오래 머물지 못하듯이,
며칠만 지나면
바람에 흔들리다
하얀 꽃잎들이
툭, 툭
떨어질 것입니다.
가지 위에서 빛나던 꽃들은
어느새 땅 위에 내려앉아
봄의 흔적으로 남겠지요.
그래도 목련은
질 것을 알면서도
가장 환하게 피어납니다.
잠시 피었다 지는 것이기에
더 힘껏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목련은
하루 사이에
기다림과
피어남과
떨어짐의 시간을
모두 보여줍니다.
그래서 목련을 보면
봄이 왔음을 알고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잠시 피었다가
조용히 내려앉는 꽃처럼
우리의 시간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