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한 세상에 사는 우리
“참 편한 세상이다.”
이 말은 때로는 감탄처럼, 때로는 한숨처럼, 또 때로는 비꼼처럼 들린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표현은 단순한 찬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기술이 만들어낸 편리함 속에서 우리는 감탄도 하고, 아쉬움도 느끼며, 때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기도 한다.
예전엔 길을 찾기 위해 종이 지도를 들고 다녔다. 모르는 길은 사람에게 묻는 수밖에 없었고, 때론 길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속 내비게이션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식당을 찾고, 버스를 타고, 최단거리로 목적지에 도달한다. 클릭 한 번으로 물건을 사고, 간편 결제로 계산을 끝낸다. 정말이지, 참 편한 세상이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 동네 어르신들이 무인 주문기를 앞에 두고 한참을 망설이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카드 결제만 가능한 택시, 앱으로만 예약 가능한 병원, 모바일로만 가능한 각종 공공서비스. 이런 풍경 앞에서 “참 편한 세상”이라는 말은 때론 씁쓸한 아이러니로 들린다. 디지털 소외라는 또 다른 벽이 우리 사회 안에 놓여 있는 것이다.
또한,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의 모습은 어쩌면 과거의 소중한 경험들을 잊게 만들기도 한다. 책 한 권을 빌리기 위해 먼 길을 걸어갔던 시절, 사람들과 직접 마주 앉아 대화하던 시간,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던 아날로그의 감성. 지금은 모두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한 일이 되었지만, 그만큼 정성과 기다림, 그리고 사람 사이의 온기는 줄어들고 말았다.
이처럼 “참 편한 세상”이라는 말은 단순한 감탄을 넘어,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는 표현이 되었다. 기술은 분명 삶을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었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어떤 균형을 되찾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참 편한 세상이야.”
그리고, 그 말 뒤에 숨겨진 의미를 곱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