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바다는 매일 비우고 매일 채운다

by 비움과 채움

바다는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를 비우고 또 채운다.

밀물과 썰물, 그 너른 호흡은 마치 삶의 리듬 같다.

차오르면 넘치고, 빠지면 드러나는 것들.

밀물의 시간엔 바다는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

모래를 덮고, 돌을 감추고, 흔적을 지운다.

마치 모든 것을 품으려는 사람처럼

넓고 깊은 채움으로 충만해진다.


하지만 바다는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곧 썰물이 찾아오면

그 많던 물길은 조용히 빠져나간다.

감추었던 바닥이 드러나고

남겨진 조개껍질과 해초가 햇살 아래 흔들린다.

비운다는 건 그렇게

드러내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밀물은 채움의 시간이고,

썰물은 비움의 시간이다.

하지만 바다는 어느 하나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둘은 늘 한 쌍이며, 순환이며, 리듬이다.


사람도 바다처럼 살아야 한다.

가득 찼을 땐 조금 비울 줄도 알고,

텅 빈 순간엔 다시 채워질 것을 믿을 줄도 알아야 한다.


비움은 끝이 아니고

채움은 완성이 아니다.

모두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다.


바다는 말한다.

“나는 매일 비우고, 그래서 매일 새로워진다.”

그 말이 문득,

오늘 내 마음에 파도처럼 닿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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