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들께 감사를
매년 6월 6일, 오전 10시.
싸이렌 소리가 울리면
자동으로 몸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게 된다.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그 울림만 들어도 마음이 가라 앉는다.
학창시절, 현충일 아침마다 운동장에 모여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가르침 그대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으로
내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애국심’이라는 것이 자리 잡았었다.
묵념이 끝나면 왠지 모를 뿌듯함에
나 자신이 작은 애국자인 듯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현충일은 단순히 기억의 날이 아니라,
진실과 정의, 그리고 책임을 묻는 날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현충일을 지켜보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공로가
정치적 논쟁의 도마 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아왔다.
정당이나 이념의 시선에 따라
누군가는 진정한 애국자에서 외면받는 이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가짜 유공자로 포장되기도 한다.
그럴 때면,
과연 이 나라가 누구의 희생 위에 서 있는지,
진정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오늘 이 현충일에 나는 내 안을 들여다본다.
학창시절, 내 안에 뿌리내렸던 그 애국심은
아직도 나를 바르게 이끄는 힘이 되고 있는가?
정의와 양심,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던졌던 이들의 정신은
과연 내 삶의 가치로 남아 있는가?
대한민국은 결코 쉽게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
그리고 나라를 위한 진심어린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그 고귀한 희생 앞에,
오늘 하루만큼은 어떤 이념도, 정치도 내려놓고
모든 국민이 순수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으면 한다.
그리고 다짐해본다.
난 그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진정한 애국은,
기억에서 시작되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