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서 보내온 초대장

설악산이 부르다

by 비움과 채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기별이 온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마음 한켠 오래된 우체통에 도착한다


설산이었던 그 자리

봄꽃이 피고 진 그 자리에

이번엔 운해를 그려두었다고

멋지게 펼쳐두었으니

꼭 달려와 보라고 한다


제작년에도

작년에도

새벽 능선 위

서서히 피어오르던 운해 앞에

숨을 멈추고

“와…” 감탄을 터뜨렸던 기억이

설악의 골짜기에 메아리쳤는데


그 감동하던 내 얼굴을

설악이 기억하고 있다니

이번에도 보고 싶다고 하니

어찌 아니 갈 수 있으랴


배낭을 바라본다

오래된 친구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설악이 부른다고 하니

함께 가자고 말하는 것만 같다


올해도 설악에 초대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다시 처음처럼

숨을 들이켜고 감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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