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덤으로 얻은 달의 의미

윤유월

by 비움과 채움

윤달은 말 그대로 ‘덤으로 얻은 달’이다. ‘덤달’이라 부르기도 하고, 공짜로 얻었다 하여 ‘공달’이라 불리며, 여벌로 있다는 뜻에서 ‘여벌달’이라 하기도 한다.


우리 조상들은 이 달을 단순한 달력 속 조정기간으로만 보지 않았다. 오히려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윤달은 재액이 없는 날, 또는 ‘손 없는 날’이라 여겨 이장이나 수의를 준비하는 풍습이 있었다. 평소에는 꺼리던 일도 윤달에는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양력을 쓰지 않고 음력을 사용하던 시절, 윤달은 더없이 특별했다. 달의 움직임과 계절의 변화를 맞추기 위해 삽입된 이 한 달은, 단순히 ‘시간의 조정’이 아니라 삶과 죽음, 세대와 세대를 잇는 중요한 의식의 시기였다.


친구 중에 윤달에 태어난 녀석이 있다. 올해는 윤달이 돌아와 두 번의 생일을 맞았다며 웃었지만, 나는 순간 갸우뚱했다. 조상들이라면 이 현상을 달리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들에게 윤달은 하늘이 준 여유이자, 한 해를 더 깊게 살아내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올해는 음력 6월이 윤달이다. 여름이 한 달 더 길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스친다. 하지만 조상들이 윤달을 맞이하던 태도처럼, 우리도 이 덤의 한 달을 두려움보다 지혜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시간의 여백 속에서 미뤄둔 일을 정리하고, 먼 훗날을 위해 준비하며, 살아 있는 동안 이어갈 전통과 마음을 다져가는 시간.


윤달은 그렇게, 단순한 달력의 보정이 아니라 삶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숨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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