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은 정이다
덤, 참으로 정겨운 말
동네에 청과물 가게가 새로 문을 열었다.
노점 형태로 꾸며진 가게에는 야채와 과일, 각종 먹거리가 즐비해 시장통의 활기가 물씬 났다.
큰소리로 호객하는 점원의 박수 소리에 이끌려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인근 마트의 가격을 몰라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매직펜으로 큼지막하게 써 붙인 가격표가 왠지 모르게 저렴해 보였다.
먹음직스러운 피자두, 노랗게 익은 참외, 싱그러운 오이와 신선한 채소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곧 잘 삶아져 윤기가 반드르르 흐르는 강원도 찰옥수수에 마음을 빼앗겼다.
한 봉지를 집어 들자, 점원이 내 손을 잡아끌며 커다란 옥수수 하나를 더 건네준다.
“덤이에요.”
“덤이요?”
얼마 만에 들어보는 단어인가.
‘덤’은 단순히 물건을 더 주는 행위가 아니다.
그 속에는 인심과 후함, 그리고 따뜻한 정(情)이 깃들어 있다. 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전하고,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였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 덤은 사라지고 정찰제가 자리를 잡았다.
시장 골목에서 1,000원짜리 콩나물을 사도 덤을 얹어주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 그 정을 다시 느꼈다.
옥수수 한 자루를 덤으로 받고, 잔돈은 받지 않았다.
정을 품앗이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훈훈해졌다.
‘덤.’
참으로 정겨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