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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 Jul 14. 2016

완벽주의는 자랑이 아닌 병


 

열정을 쏟은 만큼 성취를 이뤘고

자연스레 높은 자기 효능감을 가지게 되었다  


스스로 완벽주의자라 자부했고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어깨를 으쓱이며 살아왔다


하지만 세상에는


완벽하다고 입바른 소리를 해주는 사람이나

완벽하다고 착각에 빠지는 사람만이 있을 뿐

'완벽한' 사람이란 존재할 수 없다


세상 사람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듯-


우선 이 사실부터 인정해야했다


완벽주의자로서 고공의 삶을 살다가

불시착한 이래

암흑 속을 헤매며

해가 떠오르기만을 막연히 기다리고

스스로 생의 의미를 찾아

몸부림 쳐야하는 지난한 시간이 있었다  


완벽주의의 폐해가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나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에 압도되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자아상을 받아들일 수 없어

스스로를 갖다버리고 싶었던 극도의 비참함

이와 더불어 모든 것을 리셋하고 싶은 심정

남들이 다 괜찮다지만

자그마한 실수하나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어서 전전긍긍...



이런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몬 주범은

타인도

과거의 사건도 아닌

나의 지나치게 높고 엄격한 자아상이었음을

뒤늦게 깨우쳤다


기준선이 항상 높다보니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관용이 부족할 수 밖에-



'완벽주의자'들은 선을 지키기가 어렵다

잘해야 본전이요 못하면 죽음-


평생을 완벽하게 산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폭주기관차처럼 앞만 보고 밀어부치다

불의의 사고라도 당하면

어둠의 심연에서 헤어나기가 더욱 힘들다

영영 헤어나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나마 난 완벽주의자가 되고 싶었고

착각에 빠져살았던 어설픈 흉내쟁이에 불과했기에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면 뭔가 다르다고,

뭐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자만심이 빚어낸 참사였던만큼

자신을 과신해서 호기롭게 아드레날린의 폭풍 속에 내몰면 안된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고,

이제는 내 멋대로 분에 넘치게 크고 정밀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스스로 틀어쥔 목줄을 풀고

통을 트이게 해 만큼

'관용'이 자리잡을 공간을 내준 것 같다

나에게도, 남에게도-


두고두고 잊지 말자
완벽주의는 자랑거리가 아닌 병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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