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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 Oct 04. 2016

최악의 상황 예행연습 금지


최악을 상황을
 상정하고 판단하는 습관


나의 지나치게 신중하고

 꼼꼼한 성 탓,


그리고

기회비용을 아끼고자 하는

비용 효율의 측면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느라
그런 줄로만 알으나


그보다는
적어도 미리 방어태세를 갖춤으로써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들이닥쳤을 때
내상을 덜 입기 위한
나름의 고육지책이었다

결과적으로
심적 타격이 한결 완충되는

이점은 취했지만
 제자리걸음,
아니 그로 인해

퇴보하는 삶을 살게 된 것 같다


게다가
과연 내가 바라는 삶이라고 그려온 삶이
내가 진정 원하던 바가 맞는지
자문하며 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모든 게 혼란스러워졌다

언제부턴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를 둘러싼 두터운 욕심의 꺼풀을

벗겨나갔다          


잃고 싶지 않아서
원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남의 것을 탐하고 빼앗지 못한다는 이유로
내 것을 지켜낼 수 없는 사회가 싫어서
욕심내지 않는다는 말이
어쩌면 더 적확할지 모른다

남들보다 조금 나은 시험 운과 인내심 덕에
성적이나 테스트 결과로 인한

좌절감 한번 맛본 적 없고
어딜 가나 학력, 경력, 외모 등으로

대우받았기에
더 높은 곳, 더 화려한 곳을

지향하는 것이 당연한 듯
지난 30년을 살아온 것 같다

그건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삶을 강요하는
사회 풍토와 자본,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작 중요한 자기 자신의 민낯을 외면하고
몽땅 외부에 에너지를 쏟아붓다보면
신기루처럼 자신이 사라져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나게 된

 실체가 사라진 내 껍데기만 가지고
뒤늦게 아무리 목 놓아 부르고 후회해봐도
만시지탄일 따름-

꽤 많은 세속적 욕심을 정리하고
내 안의 나와 마주 보며 살아갈 수 있는
지금 이 생활이 만족스럽다

 

남들의 인정에 목매지 않고

나의 욕구에 충실히 응답하고자 하는 내가 뿌듯하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는 습관'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끊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불안에 사로잡혀
과정에 전심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현재를 방어적으로 위축된채 살아가면서
자꾸만 상처받기 싫다는 변명을 하게 되는

 내 모습이
비겁하기 그지없어 보이기 때문에-


오늘부터 담대한 나로 거듭나기 위해

스스로 주문을 건다



잊지 말자

내가 상상하지 못한

그 이상의 최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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