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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 Nov 11. 2016

위기 혹은 기회

격랑 속의 대한민국호




국민은 개, 돼지

부자 부모를 두는 것도 능력이다,

능력 없는 너희 부모를 원망해라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일찌감치 체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암적인 명제-

자연스레 그렇게 느끼게끔 만들어놓고
불쾌감을 표출하면


자격지심이라는 둥,
냄비근성이라는 둥,
노력 부족이라는 둥
피해자에게 죄의식을 덧씌우고
장본인들은 자취도 없이 몸을 숨겼다
 

                                                                                       

새삼스레 이런 말에 대한 공분이

들불처럼 번지는 건
더 이상의 후안무치를 묵과해서는 안된다,
이대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이
임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이 아닐까


과거 국민학교(現 초등학교)에는

이승복 동상,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흔했다
멋모르던 시절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이건 실로 무서운 일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으로 손꼽히는 세종대왕을 배제하고 보면
이순신 장군이 역사상 유일한 영웅인 것 마냥 끊임없이 추앙하고
역사물을 쏟아내는 미디어가 불편해진지도 오래다

군부 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무인의 업적을 집중 조명하며 미화하고
영웅이 아닌 인물이 진짜 영웅을 팔아 후광효과를 본다는 불편한 진실 앞에
동상을 마주하는 것 또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동상은 세우는 순간 생명체가 되고
허무는 것이 세우는 것보다 훨씬 힘든 법-


7000년의 기쁨도
7일간의 억압을 정당화할 순 없다
                                                                                                                

그 어느 때보다

페르시아의 시인 하피즈의 말

가슴에 와 닿는다

                                                                                                            

언제나 그랬듯
뺏는 건 쉽고

지키는 건 어렵다


헐뜯기는 쉽고

이해와 설득은 어렵다


질서를 흩트리기는 쉽고

바로잡기는 어렵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몰라

다소 조심스럽지만

나는 그분께 

단 한가지에 있어서 만큼은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당신으로 말미암아

대한민국의 모든 적폐가 드러나고 심판할

절호의 기회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른바 '사이다' 발언과

대비책 없는 급진주의,
쓰레기 같은 종편 채널과
결과적으로 소탐대실하도록 여론을 조장하는
상당수의 시사 팟캐스트에 휩쓸리지 않는
국민 스스로의 자성과 슬기로운 판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디 국민적 합의 없이
광화문에 또 하나의 동상이 들어서는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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