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여론에 휩쓸려 발끈했다가도
쉽게 잊는 행태를 두고
시시때때로 입에 올리는 말이 되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금방 끓고 금방 식는 양은 냄비를 써 온 역사는
기껏해야 몇 십 년-
우리는 뚝배기와 가마솥의 은근함과
저력을 품은 민족으로
오랜 역사를 살아왔다
그 누구보다
느림의 미학을 잘 알고
철학을 사랑하던 사람들인데
변질된 사회를 살아내느라
우리 스스로 얼마나 자조하고 있나...
역사도 축소, 은폐해서 배우는 마당이라
스스로 비하하고 타인을 쉽게 헐뜯는 풍조가 생겨난 것은
자연스러운 인과일지 모른다
이토록 우리의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분열하도록 만들어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건
과연 누구일지
반드시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