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함정

feat.호랑이 & 소

by 해요


호랑이와 소가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을 했다


호랑이는 매일 사냥을 해서 신선한 고기를

소에게 가져다줬고


소는 호랑이에게 맛있는 풀을

한가득 안겨줬다


먹을 수 없었던 먹이는 썩어가고

배를 곯는 횟수가 늘어갔다


사랑을 지속할 수 없다 판단한 둘은

결국 이별을 결심한다


마지막 순간에 똑같이 내뱉은 한 마디의 말


그래도 난 최선을 다했어...

최선이 최선이 아닌 이유다


최선을 욕되게 하지 않으려면

그 이전에 상대에 대한 배려가 깔려있어야 하고


문제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한다


남편하고 자주 다투게되는 이유도

결국 같은 맥락



(나의 주 레퍼토리)

"좋아하는 것 열 가지를 해주려고 하지 말고 내가 싫어하는 한 가지를 하지 말아요"


"그리고 실컷 얘기해놓고 최종 결정은 결국 자기 마음대로잖아..."



(남편의 주 레퍼토리)


"하다보면 결과가 안 좋을수도 있는 건데 노력을 좀 높이 쳐주면 안돼?"


"난 어쨌든 좋은 의도였고 최선을 다했잖아"


......


남편은 최선만 외치며 일방통행을 고집했고


나는 둘의 성향 차이로

어차피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 생각해서

말문을 닫았다


결국 내가 남편을 그렇게 만들었고

남편이 나를 그렇게 만든 셈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사랑을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평생의 과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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