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방영되어
직접 시청하진 못했지만
주제가가 워낙 유명해서
모를 수 없는 만화
<들장미 소녀 캔디>
생각 없이 흥얼거린 노랫말에
나도 모르게 몸이 얼어붙은 적이 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울고
참고 참고 또 참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그러지 말라고,
그건 표현할 줄 모르는 환자라고,
뜯어말려야 할 참인데
당시 어린이들에게
이런 잘못된 의식을 주입하는 가사를 퍼트리고
문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적잖이 소름 끼치는 일이다
물론 그 시대상을 반영하여
나타난 현상이겠지만-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을 억압하는 행위는
사람을 병들게 하고
사회를 병들게 한다
어린 시절 추억을 고이 간직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으나
대중문화, 예술 속에 자리 잡은
폭력, 압제의 잔재가
시야를 흐리고 사리 분별을 해치는 일이
대를 잇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검열에 바지런해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