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으로 제조된 약은 무조건 나쁘다."
이런 강경한 입장은 아니지만
불필요하게 각종 약물이나 건강보조식품에 의존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평소 따로 챙겨 먹는 게 없다
자연스레 그만큼 식사에 공을 들이게 된 것 같다
경구약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괴로웠던 나의 경험담(심지어 한 가지는 현재 진행 중ㅜㅜ)
1. 경구 피임약
2015년 봄
신혼여행을 앞두고 생리 주기 조절을 목적으로 산부인과에 방문해 난생처음 경구 피임약 처방을 받았다
복용 중지와 동시에 당연히 생리가 시작될 거라 믿었기에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부지런히 복용했다
여행내내 부정출혈이라는 흔한 부작용 때문에 이럴 거면 괜히 먹었다 싶은 후회도 들었지만 더 큰 문제는 이후 5~6개월간 無 월 경
2. 철분제
변비 없고 여타 부작용이 적다고 정평이 난 철분제를 한 달간 복용해보기로 했다
빈혈로 어지러움, 두통이 심해지던 차에 약발이 받아서인가 현저히 증상이 줄기 시작했다
복약 중에도 변비는 없었다
하지만...
약을 한 통 다 먹고 나서 뒤늦게 변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변비라고는 모르고 살았던 난데 배변 습관이 "변비"로 초기화된 모양...
이렇게 반 년 이상을 고통받게 될 줄은 몰랐다
수분, 섬유질, 유산균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무시무시한 녀석!
그러고 보면 뭔가 즉각적이고 강제적으로 투입한 물질에 대해 내 몸이 파업을 선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부장제, 관료제, 군대 문화에 알레르기가 생겨버려 이젠 강압적으로 움직이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성민데
몸이라고 다를까...
때론 손쉽고 간편하고 강력한 한 방도 좋을 때도,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내 몸의 유기적인 순환 관계가 한번 헝클어지면 복원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자연의 일부인 주제에 자연의 섭리를 자꾸 까먹다니
(쯧쯧)
세상의 평균이 아닌 나만의 속도에 맞춰야 하는 건 마음뿐만이 아니었다
몸 또한 그러한 것을...
애초에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생각한 내가 어리석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