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최측근

면접경험담

by 해요


일생일대의 흥미진진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007 첩보 작전을 방불케하는 헤드헌터와의 만남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 회장님 비서직 채용

(직무에 대한 상세한 노출은 어려우니 비서라 둘러대기로...

이제 그럴 필요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비밀준수의무에 충실하고픈 마음)


모든 관문을 통과하고 첫 출근을 하기 직전의 상황


양심을 속일 수 없어 내 발로 마지막 장애물을 걷어차고 말았다


"회장님의 최측근으로 근무하면서

불법도 감행해야하는 상황은 숱하게 발생합니다.


일을 진행하는데 무리는 없겠죠?"


!!!


순간 내 귀를 의심했지만


내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적도 없고 상상조차도 어려운 우리나라 재벌 총수의 삶이기에

외부에 노출되는 건 정말 빙산의 일각,

감춰야하는게 일상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오너의 일거수 일투족에 기업의 사활이 걸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니까-


정규 퇴근시간 이후 주말, 새벽을 막론하고

언제 호출되어 업무를 봐야하는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고 했으므로


늘 긴장과 불안 속에서

5분 대기조 생활을 하리란 건 자명했지만

뭐든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칠 때였다


그럴 듯한 직함과 대기업 사원 연봉을 상회하는 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고-


하지만 그까짓 과시욕, 돈에 눈이 멀어 양심을 팔면

과연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두려워졌다


아무런 죄의식없이 살만큼 나는 낯이 두껍지도, 배짱이 두둑하지도 못한데...


내가 지레 겁먹고 일생일대의 기회를 날려버린 건지도 모르겠으나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고 있다


내게 잠시나마 장밋빛 미래를 꿈꿀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내 욕심의 크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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