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게 미덕인 우리 집과는 판이하게 다른 문화에서 자란 남편
난 어릴 때 웬만한 외상은 달고 살았기 때문에 고통의 역치가 남들보다 조금 높은 편인 건 맞지만
아프다고 엄살 부리는 걸 꼴불견이라 생각해서
어지간히 아파서는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이 꾹 참고 살았다
내 나이 스물 여덟에 서울 토박이 남편을 만나고 신세계가 열렸다!
다치거나 아플 땐 자기 몸 아픈 것처럼 염려하고 세심히 챙겨주는게 아닌가
이상형에 부합되는 점 하나 없는 남편한테 끌린 건 다~ 이런 유난스런 자상함 때문이겠지ㅋ
(대상이 꼭 나여서가 아니라 원래 애정을 퍼주는 타입이었다는게 함정)
그래서 참을 때까지 참던 내가 조금씩 변했다
불편한 건 조금 참다 말고 말을 하니
이거야말로 장족의 발전!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복병이 숨어있을 줄이야...
이 남자 엄살이~엄살이~ 우주 최강이다
난 아직도 남편이 사랑니 발치한 날을 잊지 못한다
통증이 그리 극심하지는 않을텐데
(난 사랑니 4개 모두 뺀 유경험자이기도 하고 통증은 case by case 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중병 앓듯이 몸져누워서
병 수발을 들어야 했다는...

아...
이래서 아픈 사람의 고통을 잘 이해해주는 동시에
아플 때 제대로 아파하는구나...
알면 알수록 새롭다 우리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