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나의 유일한 대나무 숲은 일기장
그런데 언제부턴가
혼자만의 침잠하는 시간이 사라지면서
일기장도 자취를 감췄다
지금은 각종 SNS 들이 범람하고 있고
모두들 서로의 근황과 생각을 나누기 바쁘지만
나는 그 속에 끼는 것 또한 거부한다
내가 아직 쌍방 소통이 아닌
일방을 고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SNS 를 통한 소통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자기 과시에 속고 속이는 기능이 큰 것 같아 회의감부터 드는게 사실이다
온, 오프라인을 통틀어
인맥 관리에 무관심하다는 건
나의 무능력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과
다를바 없겠지만
곧 죽어도 안 괜찮은걸 괜찮은 척 못하겠다
온라인 상에서 한풀이를 한다고 해놓고는 딜레마에 빠졌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매체를 이용하는 만큼 자체 검열을 하는 부분도 많고
사견의 전체도 아닌 일부를 드러내보임으로써 내가 오해받을 소지도 다분한데 말이다
속시원히 툭 까놓고 말도 못하면서
무슨 한풀이인가
핵심이 아닌 그 언저리만 맴도는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나
진지하게 살고자 하지만
매사 재미를 추구하는 나같은 모순 덩어리를
몇 마디 말로 설명하고
이해받으려 든 건 아닌가
애초에 번지수가 틀렸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여긴 내 대나무 숲이 될 수 없는 건데...
그러면서도 놓지 못하는 이유를
부끄러운 내 민낯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면서 자극제로 삼고자한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미성숙한 인간의 변화 과정을 남겨놓는 것이
전혀 무의미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